연말연시 과음으로 인한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심각한 건강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질환은 단순한 숙취와 달리 고관절을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30일 의료계 발표에 따르면,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고관절의 핵심 부위인 대퇴골두로 가는 혈액 공급이 감소하거나 차단되면서 뼈 조직이 점진적으로 사멸하는 질환입니다.
최종적으로는 관절의 형태가 완전히 붕괴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대퇴골두는 야구공이나 탁구공과 같은 둥근 형태로 골반 내부 관절면과 결합하여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동시에 체중을 지지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혈류 공급이 중단되면 이 둥근 관절 부위가 내부부터 약화되기 시작하며, 시간 경과와 함께 내부 구조가 무너지면서 외형도 납작해지거나 파손되는 변형이 발생합니다.
질환이 진행되면 관절 표면이 거칠어져 보행 패턴이 부자연스러워지고, 다리 길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체중 부하 시마다 고관절에서 삐걱거리는 감각이 나타나거나, 양반다리와 같이 고관절을 크게 굽히고 벌리는 동작이 힘들어지는 증상도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장시간 보행이나 계단 오르기 시 통증이 악화되는 것도 주요 특징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초기 단계에서 뚜렷한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통증 없이 조용히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허벅지나 서혜부 깊은 곳에서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혼동하기 쉬운 고관절염은 연령 증가에 따른 연골 마모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주로 중장년층에서 천천히 진행됩니다. 반면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뼈로의 혈액 공급 차단으로 인해 내부에서 괴사가 시작되는 질환으로, 30~50대의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하며 진행 속도가 빠른 특징을 보입니다.
연세스타병원 허동범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뉴시스에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남성에서 여성보다 훨씬 높은 발병률을 보이며, 특히 과도한 음주나 반복적인 스테로이드 주사가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허 원장은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이 동반되면 혈관 기능이 더욱 저하되어 젊은 나이에도 고관절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초기 증상은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환자들이 자주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서혜부 깊숙한 곳의 쑤시는 통증 ▲보행 시 절뚝거림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 심화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X-ray 검사에서는 정상 소견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음주, 흡연, 스테로이드 사용 등의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이 갑작스러운 고관절 통증을 경험한다면 MRI 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기 발견 시 치료 옵션은 다양합니다. 대퇴골두의 붕괴가 시작되기 전 단계에서는 감압술과 같은 보존적 치료를 통해 뼈 내부 압력을 감소시키고 새로운 혈류 공급을 촉진하여 관절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퇴골두가 이미 변형되어 형태가 붕괴된 상태에서는 보존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보행이 어려울 정도의 심한 통증이나 관절 운동 제한이 발생한 경우, 통증 완화와 정상적인 보행 기능 회복을 위해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이 유일한 치료 방법으로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