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은 아침이면 휴대폰을 켜고 SNS가 아닌 증권사 어플리케이션을 켭니다. 토스증권 이용자들은 추가적인 업무(?)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출석체크'를 누르는 것입니다. 그 출석체크 보상은 무려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미국주식 '조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부터 이 보상이 바뀝니다. 정부의 '해외 주식' 때리기의 여파로 인해 토스증권도 출석체크 보상으로 미국 주식이 아닌 '원화'를 주기로 했습니다.
26일 토스증권은 이날부터 자사 앱 내 출석체크 이벤트의 보상 지급 방식을 기존 미국주식 소수점 지급에서 원화 지급으로 변경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는 매일 출석할 때 테슬라, 엔비디아 등 인기 미국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50원 정도가 모이면 지급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원화로 지급합니다.
토스증권은 공지를 통해 "출석체크 보상이 주식에서 원화로 변경돼 재동의가 필요하다"며 "동의하지 않으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없다"고 안내했습니다.
이용자들은 아쉬워할 수밖에 없는 조치입니다. 해당 이벤트는 '앱테크(앱+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한 투자자는 "아주 소액이라도 테슬라·엔비디아 주주가 되는 게 재미있고 신기했는데 이제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토스증권의 이러한 정책 변경은 정부의 '해외 주식 때리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해외투자 영업 과열과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거론하며, 내년 3월까지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와 공격적 광고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거나 권고한 바 있습니다.
거래금액에 비례한 현금성 리워드, 매수 지원금, 주식 제공 등이 과당매매를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이 여파는 이미 다른 증권사들에서도 나타났습니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신규 고객 대상 이벤트를 종료한 데 이어, 구독자 규모가 큰 미국주식 정보 텔레그램 채널 운영도 중단하는 등 관련 서비스를 조정했습니다. 메리츠증권도 비대면 전용계좌 '슈퍼365' 신규 가입자에게 제공해오던 미국주식 '제로 수수료' 혜택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손질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부는 해외투자 쏠림을 완화하고 국내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하는 세제 카드를 함께 꺼냈습니다.
지난 12월 24일 정부가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미국 주식을 매도한 뒤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해외에서 국내로의 투자 전환을 유도해 시장 안정과 국내 투자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