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비 에트 오르비(라틴어로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 메시지를 통해 교황은 "책임은 평화로 가는 확실한 길"이라며 전 세계 분쟁 당사자들에게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정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즉위 후 첫 번째 성탄절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교황은 "우리 모두가 비방을 멈추고 잘못을 인정하며 하느님께 용서를 구한다면 그리고 진정 다른 이들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 약하고 억압받는 이들과 연대한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예수는 우리를 죄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해 태어나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며 "그의 은총 안에서 우리는 증오와 폭력, 반대를 거부하고 대화와 평화, 그리고 화해를 실천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중동 지역 평화를 위한 기도를 특별히 언급했습니다.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시리아를 거론하며 "정의에 뿌리를 둔 평화의 약속"이 실현되기를 바랐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며 "관련 당사자들이 국제 사회의 도움과 헌신으로 진실하고 직접적이며 존중하는 대화 안에서 용기를 찾았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분쟁 해결을 위한 기도도 이어졌습니다. 교황은 수단과 남수단,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전쟁과 폭력에 희생된 사람들과 정치적 불안정, 종교적 박해, 테러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자고 했습니다.
아이티에서 일어난 폭력의 종식과 화해의 길을 향한 진전도 기원했습니다.
교황은 미얀마를 위한 평화를 호소하며 젊은 세대를 위해 나라가 화해와 희망으로 인도되기를 기도했습니다.
남미권에 대해서는 정치적 책임이 있는 이들이 이념적이고 당파적 분열보다는 공동선을 위해 대화의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를 향해서는 "오랜 우정이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자연재해와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교황은 특히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이 고용의 기회 없이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교황 레오 14세는 이날 오전에도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이는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시절의 전통을 부활시킨 것입니다.
교황은 강론에서 "가자지구는 몇 주 동안 비바람과 추위에 노출돼 있다"며 "세계의 많은 분쟁은 오직 대화를 통해서만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