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산타 복장을 한 집단이 대형마트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훔친 뒤 이를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로뱅 데 뤼엘'(Robins des ruelle·골목의 로빈들)이라고 불리는 이 단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배고픔이 수단을 정당화할 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훔친 식료품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배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판 로빈 후드를 자처하는 이 집단은 빨간 옷과 새하얀 수염을 착용한 산타 복장으로 몬트리올의 한 대형마트를 찾았습니다.
이들은 수천달러(수백만원) 어치의 식료품을 가져간 뒤 현장을 떠났습니다. 로빈 후드는 부유층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영국 민속 속 의적으로, 한국의 홍길동과 비슷한 성격의 인물입니다.
이 단체는 자신들의 행동이 대기업의 폭리로 인해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생활비 위기를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설명했습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인플레이션을 구실로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 음식을 사기 위해 점점 더 힘들게 일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기업들이 최대한 이익을 챙기기 위해 점점 더 시민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훔친 식료품의 일부는 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두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는 지역 푸드뱅크를 통해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온타리오·퀘벡주에서 8개 주요 식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 메트로는 성명을 통해 "절도는 범죄 행위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절도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