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아내 감싸 안은 채 발견"... '370만원' 고급 사우나 화재에 日 유명 미용사 부부 참변

도쿄 아카사카의 한 고급 프라이빗 사우나에서 발생한 화재로 30대 부부가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는 업체의 심각한 안전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15일 정오 무렵 도쿄 아카사카 소재 프라이빗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미용사 마쓰다 마사야(36세)와 그의 아내이자 네일리스트인 마쓰다 요코(37세)가 사망했습니다.


부부는 사고 당일 오전 11시경 사우나를 방문했으며, 입실 후 약 1시간 뒤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 경보기 소리를 들은 직원이 소방당국에 신고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습니다.


해당 사우나 내부 모습 / 홈페이지 캡처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부부가 이용하던 사우나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나무로 제작된 문고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어 내부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사야는 출입구 근처에서 아내를 감싸 안은 채 엎드려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강화유리로 된 문 안쪽에는 필사적으로 밖으로 나가려고 두드린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문고리가 빠진 것뿐만 아니라 생명선 역할을 해야 했던 비상용 버튼의 전원이 꺼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출입구 벽면에 설치된 비상용 버튼을 부부가 눌렀던 흔적이 발견됐지만, 이 버튼은 1층 사무실로 연결되는 시스템이었음에도 전원이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업체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2023년쯤부터 비상벨 전원을 켠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고 당시 매장에는 대표와 직원 등 3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비상벨이 울려야 할 1층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TBS


두 사람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치명적인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한 고체온증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우나 내부의 고온으로 가열된 사우나 스톤에 수건이 접촉하면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발화 시점과 당시 상황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한편, 숨진 마사야는 일본 내 '흰머리 염색' 기술의 권위자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4만 명을 보유한 유명 미용사였습니다. 특히 지난해 3월 첫 아이가 태어난 후 SNS에 "아이가 드레스를 입을 때까지 살고 싶다"는 글을 남겼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사우나는 5개의 개별실을 갖춘 고급 프라이빗 사우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회 이용료는 1만 9000엔(약 17만 8천원), 월정액은 39만엔(한화 약 366만 8,000원) 등의 코스로 운영되며, 홈페이지에는 '완전 개별실 프라이빗 사우나'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