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부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봉투 대신 사원증이, 동전 대신 QR코드가 등장합니다. 기업의 연말 성금이 "얼마를 냈느냐"에서 "어떻게 참여를 넓혔느냐"로도 평가받는 흐름입니다. LG가 올해 연말 이웃사랑성금 전달식에서 내세운 키워드도 결국 '디지털 기부'였습니다.
21일 LG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LG의 연말 기부는 올해로 26년째로, 누적 성금은 2,5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번에 눈에 띄는 대목은 임직원과 고객이 기부에 들어가는 '장벽'을 낮추는 방식입니다. LG전자는 임직원의 기부 의사를 수렴해 '기부 키오스크'를 운영 중입니다. 디지털 기부 모금함 형태로, 임직원이 사원증을 키오스크에 접촉하는 것만으로 기부가 이뤄지도록 설계했습니다. 기부처를 찾고 결제 절차를 밟는 번거로움을 줄여, 마음이 들었을 때 바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든 방식입니다.
LG전자노동조합과 사무직 구성원의 자발적 대의기구인 주니어보드(Junior Board)가 임직원 의견을 모아 키오스크 운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부금은 지역사회 취약계층 지원, 아동·청소년 교육, 장애인 복지 등에 사용될 전망입니다.
고객 접점에서는 QR코드가 대표 사례로 제시됐습니다. LG유플러스는 전국 직영 매장에서 '구세군 QR코드 자선냄비'를 운영 중입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자선냄비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손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금과 동전 중심이던 기부 방식이 모바일 결제 환경에 맞춰 바뀌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계열사별 현장형 활동도 병행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저소득 가구 아동이 희망하는 선물을 임직원이 전달하는 '크리스마스 산타 캠페인'을 진행했고, 파주·구미 사업장 인근 동절기 취약계층에는 기부금을 전달했습니다.
LG화학도 여수·청주 사업장 인근 보육원 아동 100여 명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기부위크'를 진행하고, 임직원들의 자율적 참여 기금으로 이웃들의 월동물품을 지원했습니다. LG유플러스 임직원들도 저소득 가구 아동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U+희망산타'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LG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기업의 책임 중 하나"라며 "LG의 한결 같은 이웃사랑이 추운 겨울 따뜻한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