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미국 보스턴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서 직장 상사와의 백허그 장면이 전 세계적 화제가 된 크리스틴 캐벗이 5개월 만에 입을 열었습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캐벗은 50~60통의 살해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밝히며, 과도한 비난과 위협에 시달렸다고 토로했습니다.
캐벗은 "제 아이들에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정말 큰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 실수 때문에 목숨을 잃을 위협에 처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말해 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인터뷰가 자신의 첫 언론 인터뷰라며, 침묵보다는 진실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건은 7월 16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공연 중 발생했습니다. 캐벗과 당시 연인이었던 앤디 바이런의 백허그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어 전광판에 생중계됐고, 놀란 두 사람이 얼굴을 가리는 장면이 불륜 의혹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해당 영상은 틱톡에서 조회수 1억 회를 넘어서며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이런은 AI 스타트업 '아스트로노머'의 최고경영자(CEO)이고, 캐벗은 같은 회사의 최고인사책임자(CHRO)였습니다. 캐벗은 '승진을 위해 상사에게 꼬리를 치는 여자'라는 프레임에 갇히며 극심한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캐벗은 추수감사절 직전 메릴랜드주 컴벌랜드 부근에서 주유하던 중 한 여성으로부터 "역겹다. 간통하는 것들은 공기를 마실 자격도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신상정보가 유출되면서 협박도 이어졌습니다. 누군가는 "당신이 '마켓바스켓'에서 장 보는 것을 안다. 찾아가겠다"고 위협했고, 이를 우연히 들은 자녀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캐벗은 전했습니다.
캐벗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했습니다. 그는 바이런과 성적 관계가 아니었으며, 둘의 관계가 승진이나 채용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캐벗은 지난해 여름 아스트로노머에 CHRO로 입사한 후, 바이런과 함께 배우자와 별거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연애 감정이 시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간 그날 밤 전까지는 키스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을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있었던 여성을 향한 공개적 망신 주기'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며, 캐벗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과도한 비난을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룩 더피 코넬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비난은 바이런이 아닌 캐벗을 향했다. 사실상 마녀사냥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캐벗은 "잘못된 선택을 했고, 상사와 부적절한 춤을 췄다. 책임을 지고 그 대가로 나의 커리어를 포기했다"면서도 "그 실수 때문에 목숨을 잃을 위협에 처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