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텅 빈 일본"... 中 관광객, '가성비 여행지' 한국으로 발걸음 돌렸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대신 한국을 선택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인들의 일본 여행이 급감한 반면, 한국은 새로운 여행 대안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 에어차이나 카운터 / GettyimagesKorea


지난 17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공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56만2600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0월 방문객 수인 71만5700명과 비교해 약 15만 명이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인 방일객이 전년 동기 대비 37.5%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월의 급격한 감소세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1월 7일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이후 시작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같은 달 중순 자국민을 대상으로 일본 여행 자제령을 발령하며 강력한 반발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여행 자제령의 파급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일 간 항공편 운항이 대폭 축소됐고, 중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편에 대한 무료 취소 및 변경 지원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숙박업계에도 직격탄이 가해졌습니다. 일본 숙박 예약 플랫폼 트리플라의 데이터를 보면, 지난 11월 21일부터 27일까지 중국발 호텔 예약 건수가 같은 달 6일부터 12일 대비 약 5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일 종로구 경복궁에 관광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일 갈등 심화와 함께 원화 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한국이 '가성비 여행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율 변동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원화는 하반기 들어 아시아 주요 통화 중 가치 상승폭이 가장 제한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중국 위안화는 지난 7월 1일부터 전날까지 약 9.4% 상승했습니다.


한중 관계 개선 노력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 등의 효과로 한국관광공사 집계 기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470만 명에 달해, 이미 지난해 전체 방문객 수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여행 마케팅 전문업체 차이나트레이딩데스크의 수브라마니아 바트 최고경영자는 "중국 여행객들에게 일본은 비싼 여행지가 된 반면, 원화 약세로 한국은 가성비 목적지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한 "쇼핑과 미용, 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이 증가하고 있으며, 무비자 정책과 한국 문화의 인기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