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호주 바다' 밑 255km 전기길 뚫는다... 삼성물산이 따낸 9400억원짜리 프로젝트

삼성물산이 호주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며 현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호주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수행 경험을 앞세워 존재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18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호주 연방정부와 빅토리아·타즈매니아 주정부가 공동 설립한 마리너스링크가 발주한 '마리너스링크 HVDC'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제공 = 삼성물산


이번 사업은 빅토리아주 헤이즐우드와 타즈매니아주 헤이브릿지를 연결하는 초고압직류(HVDC) 송전망 구축 사업으로, 호주 전력 인프라 전환의 핵심 프로젝트로 꼽힙니다.


사업 규모도 상당합니다. 지중 90km, 해저 255km 등 총 345km 구간에 걸쳐 750MW급 HVDC 송전 설비를 설계·조달·시공(EPC)하는 내용입니다. 완공되면 신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타즈매니아에서 생산된 전력을 호주 본토로, 또 반대로 안정적으로 송전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됩니다. 장거리 송전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됩니다.


삼성물산은 현지 인프라 전문업체 DTI와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이번 사업에 참여합니다. 지중 케이블 설치를 위한 토목공사와 변환소 공사 패키지를 맡으며, 전체 공사비 9400억원 가운데 삼성물산의 지분은 약 4700억원 규모입니다.


사진 제공 = 삼성물산


수주 배경으로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시공사가 설계에 참여하는 ECI 방식에서 제시한 최적화 설계안과, 중동 지역에서 쌓은 HVDC 사업 수행 경험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발주처 역시 기술력과 대형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성준 삼성물산 ES영업본부장 부사장은 '마리너스링크 HVDC 프로젝트 수주는 호주 시장에서 삼성물산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다시 한 번 입증한 성과'라며 '호주를 포함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물산의 호주 에너지 시장 공략은 올해 들어 더욱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약 2000억원 규모의 빅토리아주 나와레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에만 호주 에너지 분야에서 1조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 멜버른 재생에너지 허브 프로젝트를 통해 첫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수행 중인 ESS 사업 규모는 2.9GWh에 이릅니다.


사진 제공 = 삼성물산


업계에서는 이번 마리너스링크 HVDC 수주를 계기로 삼성물산이 호주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단순 시공사를 넘어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호주를 전략 거점으로 삼은 삼성물산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