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한진칼 주가 출렁·조원태 회장 보수 급증... 호반그룹 '추가 매수'에 시장 촉각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가가 큰 폭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명부 폐쇄가 임박하자,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재차 고개를 들었습니다. 다만 가능성은 거론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추가 매집 공시 등 '행동 신호'는 아직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 주가는 이달 들어 10만 원대에서 움직이다가 12일 급등해 장중 14만37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이후 16일 11만 28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단기간에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주주명부 폐쇄 전후로 지분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와 경계가 동시에 작동하며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진칼은 12월 결산법인으로, 통상 3월 말 정기 주총을 엽니다. 주주명부 폐쇄 전까지 확보한 지분이 주총 의결권의 기준이 되는 만큼, 이달 말이 가까워질수록 '추가 매수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는 구조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뉴스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된 투자설명서 등을 보면, 올해 10월 기준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보유 지분율은 20.57%이고, 호반그룹은 18.46%입니다. 델타항공은 14.90%, 한국산업은행은 10.58%를 보유한 것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지분율 격차가 2%포인트 남짓에 그치는 만큼, 시장 일각에서는 호반그룹의 추격 매수 가능성을 거론해 왔습니다. 


호반그룹 측은 "확인할 수 있는 바가 없다"며 "1% 이상의 지분 변동이 있다면 공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취지로 선을 그은 상태입니다.


주가 변동성을 자극하는 또 다른 소재로는 조원태 회장의 고액 보수 이슈가 함께 거론됩니다. 


금감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올해 상반기 총 92억24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64억5800만 원 대비 42.8% 증가한 금액으로, 한진칼(43억2900만 원), 대한항공(38억2300만 원), 진에어(10억7200만 원) 등 계열사에서 각각 보수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조 회장의 연간 보수는 102억 원대였습니다. 상반기만으로 연간 수준에 근접한 셈이라, 시장에 해석이 덧붙는 배경이 됐습니다.


다만 회사 측 설명은 '성과와 절차'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사진제공=한진그룹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측은 "이사 보수 지급 기준에 따라 월 보수를 산정하고, 보상위원회 사전 검토와 이사회 승인 등 정해진 내부 절차를 거쳐 확정·지급했다"고 설명합니다. 


한진칼은 "주요 자회사 경영 성과와 역할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에 따라 전 임직원 대상으로 경영 성과급을 지급했고, 동일 기준이 적용됐다"는 취지로 밝혔습니다. 대한항공도 "노사 합의에 따라 자회사 편입에 따른 격려금을 전 임직원에게 지급했으며, 조 회장 보수에도 해당 기준이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에어는 "통합 LCC 체제에서의 사업 규모 확대와 책임·역할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보수가 경영권이나 지분과 직접 연계된 결정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그럼에도 보수 흐름과 지배구조 변수가 동시에 거론되는 이유는 '현금 유동성'과 '지분 경쟁 구도'가 꼽힙니다. 조 회장 일가는 2019년 고 조양호 선대회장 별세 이후 약 2700억 원 규모의 상속세 부담을 안고 연부연납으로 분할 납부해 왔고, 납부 절차는 5년 만에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시에 조 회장의 한진칼 개인 지분은 5.78%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도 20%대 초반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호반그룹이 18%대 지분을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자리 잡은 점이 시장의 긴장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그리고 최근 ㈜LS 보유 지분(4.43%)을 전량 매각해 약 2000억 원대 현금을 확보한 상태여서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보유 지분율을 뛰어넘을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산업은행 지분이 장기 변수로 언급됩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해 왔고,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지분 매각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호반그룹이 산업은행 보유 지분(10.58%)을 전량 인수할 경우, 단순 합산 기준 호반그룹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29.04%까지 올라갑니다. 


호반그룹


다만 이는 가정에 기반한 시나리오로, 매각 시점과 방식, 인수 주체는 확정된 바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급작스럽게 가져갈 수 없습니다. 산업은행 역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명분 없이 지분을 매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4.90%)과, 일부 재계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 자금(약 9% 규모로 거론)도 방어 구도 측면에서 함께 언급됩니다. 다만 사모펀드의 경우 성격과 의결권 방향이 외부에 명확히 공개된 구조가 아니라, 시장에서는 '잠재적 우호' 수준으로 해석이 엇갈립니다. 산업은행과는 결이 다른 측면이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대체적 시각입니다. 


정리하면, 한진칼 주가가 연말로 갈수록 출렁이는 것은 주주명부 폐쇄를 앞둔 시점에서 '지분 변화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조 회장의 보수 급증 이슈가 덧붙으며 시장의 해석이 과열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호반그룹의 추가 매집이나 지분 이동을 확인할 만한 공시가 나오지 않았고, 회사 측도 보수 결정이 성과급·격려금과 내부 절차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장이 기대하는 '가능성'이 실제 '상황'으로 나타날지 여부는 주주명부 폐쇄 전후의 공시와 지분 변동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