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쿠팡 없이는 못 살아요"... 개인정보 유출 쿠팡 이용자 수 변화, 놀랍다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 쿠팡. 일련의 사태에도 관련 앱의 이용자 수는 오히려 사태 이전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주요 종합몰과 배달 앱과 비교해도 쿠팡의 이용자 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4일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7일 쿠팡 앱의 주간 활성이용자 수(WAU)는 2993만535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한 달 전인 11월 3∼9일(2876만8841명)과 비교하면 약 4.1% 증가한 수치입니다. 지난달 29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이용자 수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 셈입니다.


와이즈앱은 매주 월∼일 기준으로 해당 앱을 사용한 중복되지 않은 이용자 수를 추정해 통계를 산출합니다. 같은 기간 종합몰 앱 가운데 11번가(-25.2%), 알리익스프레스(-13.5%), G마켓(-1.8%), 네이버플러스 스토어(-1.4%) 등은 이용자 수가 감소했습니다. 다만 비교 시점인 지난달 초에는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해 이용자가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시기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 본사 / 뉴스1


쿠팡의 이용자 수는 직전 주(11월 24∼30일), 2주 전(11월 17∼23일)과 비교해도 각각 1.7%, 3.7% 늘며 증가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등 계열 서비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에게 쿠팡플레이 이용 혜택과 쿠팡이츠 무료 배달,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의 주간 이용자 수는 394만54명으로 한 달 전(378만9095명) 대비 약 4% 증가해 넷플릭스에 이어 OTT 이용자 수 2위를 유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이용자 수는 각각 6.6%, 13% 늘었고, 티빙과 웨이브는 5.8%, 5.3% 줄었습니다.


배달 앱인 쿠팡이츠 이용자 수도 775만1810명에서 798만1015명으로 3% 증가했습니다. 증가율은 배달의민족(9.52%)보다는 낮았지만, 이용자 수가 감소한 요기요(-2.34%), 땡겨요(-4.6%), 먹깨비(-6.4%) 등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쿠팡 앱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의 이용자 수가 동반 증가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논란 이후에도 쿠팡을 중심으로 한 일상 소비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업계에서는 쇼핑·배송·콘텐츠·배달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둔 구조가 이용자 이탈을 어렵게 만드는 '락인(lock-in)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을 직매입해 빠르게 배송하고, 유료 회원에게 무료 반품까지 제공하는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탈퇴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다만 여론은 여전히 냉담한 편입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1.9%는 '쿠팡이 보상을 제안하더라도 이미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편의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은 계속할 것 같다'는 응답도 55.3%에 달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이후 비밀번호 변경이나 2단계 인증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하거나 이용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응답은 많았지만, 실제로 '탈퇴했다'는 비율은 7.3%에 그쳤습니다.


쿠팡은 최근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해지 절차를 두 단계로 간소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습니다. 동시에 SSG닷컴과 컬리 등 경쟁사들은 신규 유료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무료배송 기준을 낮추는 등 이른바 '탈팡'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조사 결과와 추가 보안 강화 조치, 보상·배상 방안에 따라 이용자들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당분간은 쿠팡 이용자 흐름이 유지되더라도 변동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