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멜로 영화계를 대표했던 원로배우 윤일봉씨가 8일 향년 91세로 별세했습니다.
배우 엄태웅의 장인이자 발레무용가 윤혜진씨의 부친인 윤일봉씨는 이날 영면에 들었다고 영화계가 전했습니다. 한국영화 황금기를 이끈 대표적인 멜로 스타의 부고 소식에 영화계 전체가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1933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7년 '철도이야기'와 1948년 '푸른 언덕'에 아역배우로 출연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주연 배우로서의 행보는 1955년 민경식 감독의 '구원의 애정'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본격화됐습니다.
윤일봉씨는 이후 '애원의 고백'(1957), '행복의 조건'(1959), '사랑이 피고 지던 날'(1960) 등 연이은 로맨스 영화 출연을 통해 멜로 장르의 아이콘으로 확고한 위치를 다졌습니다. 1956년 '협객 임꺽정'으로 연극 무대에도 진출했지만, 그의 주된 활동 영역은 영화였습니다.
고인은 평생에 걸쳐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영화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신성일, 남궁원과 함께 1970년대 3대 미남 배우로 불렸던 그는 1974년 영화 '별들의 고향'에서 신성일과 함께 출연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애하'(1967), '여자의 함정'(1982), '가고파'(1984) 등의 작품들도 그가 남긴 주요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윤일봉씨는 연기 활동 외에도 영화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제11대 영화진흥공사 사장직을 맡았으며,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그의 공로는 여러 상을 통해 인정받았습니다.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고, 2015년 대종상영화제 한국영화공로상, 2021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공로영화인상 등을 받으며 평생의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고인은 배우 유동근의 누나인 고(故) 유은이씨와 1951년 결혼해 딸 윤혜진씨를 두었습니다.
부인은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