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8일(월)

'자고 나면 뛰는' 대출금리, 한달 새 0.43%p 상승... "가산금리도 올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를 반영한 은행 대출금리는 이미 상승세로 전환된 상황입니다.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부과하는 가산금리까지 확대되면서, 실제 대출금리 인상 폭이 은행채·코픽스 등 기준 지표금리 상승분을 크게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120∼6.200%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연 4.020∼6.172%와 비교하면 단 1주일 만에 하단이 0.100%포인트, 상단이 0.028%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뉴스1


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중순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상단이 6%대를 돌파한 데 이어, 하단도 약 1년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3.830∼5.310%에서 연 3.830∼5.507%로 상단이 1주 만에 0.197%포인트 추가 상승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3.840∼5.865%로, 같은 기간 상단은 0.015%포인트 하락했지만 하단이 0.020%포인트 올랐습니다. 이러한 대출금리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국민은행은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주기·혼합형 금리를 5년물 금융채 상승분만큼 추가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상품들의 금리는 4.25∼5.65%로 0.03%포인트씩 오르게 됩니다.


사진=인사이트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시장금리를 주 또는 일 단위로 반영하는 다른 은행들도 시장금리 상승분을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은행들은 최근 대출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시장금리와 코픽스 등 지표금리의 상승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고채·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은의 금리 사이클보다 수개월 앞서 시장금리는 이미 인상 사이클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분석해보면, 지표금리 상승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발견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 하단은 10월 말 대비 약 한 달 새 0.430%포인트(연 3.690%→4.120%)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폭은 0.337%포인트에 그쳤습니다.


신용대출 금리의 상단과 하단 상승폭(+0.220%포인트·+0.407%포인트) 역시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0.166%포인트)를 상회했습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경우 상단이 0.241%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변동금리의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 상승폭(0.050%포인트)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개별 은행이 지표금리를 통해 시장금리 상승분을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가산금리까지 동시에 인상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은행채 금리·코픽스 등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금리'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부과하는 '가산금리'로 구성됩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에 업무원가·법적비용·위험 프리미엄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은행의 대출 수요나 수익성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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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10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금리 현황에 따르면, A 은행의 신용점수 951∼1천(KCB기준) 고객의 가계대출 금리는 4.23% 수준이었습니다.


9월(4.11%)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는데, 기준(지표)금리 상승폭은 0.05%포인트(2.72%포인트→2.77%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같은 기간 가산금리는 2.46%포인트에서 2.64%포인트로 0.18%포인트나 인상됐습니다.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빼는 '조정금리'가 0.11%포인트(1.07%포인트→1.18%포인트) 확대됐지만, 결과적으로 기준금리 상승폭(0.05%포인트)에 은행이 임의로 0.07%포인트를 추가한 셈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금리 인상폭의 대부분은 시장금리 상승분이지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의 측면에서 은행이 가산금리 소폭 확대 등을 통해 대출 수요나 수익성을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