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이 미야케 쇼 감독과 함께한 신작 '여행과 나날'로 해외 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기쁘고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지난 2일 심은경은 서울 용산구에서 개최된 영화 '여행과 나날'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미야케 쇼 감독도 함께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심은경은 일본 제38회 닛칸스포츠영화대상과 제36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 선정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심은경은 "부끄럽다. 일본과 싱가폴 영화제에서 여행과 나날로 후보에 올라 기쁘고 감개무량하다"며 "많은 분들께서 봐주셔서 뜻깊게 다가오고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여행과 나날'은 슬럼프에 빠진 각본가 '이'가 여행길에서 만난 설국의 여관에서 의외의 시간을 보내며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심은경이 각본가 '이' 역할을 맡아 주연을 펼쳤습니다. 이 영화는 츠게 요시하루의 명작 만화 '해변의 서경(海の景)', '혼야라동의 벤상(ほんやら洞のべんさん)'을 원작으로 제작됐습니다.
미야케 쇼 감독은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새벽의 모든'까지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받은 바 있어 이번 신작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심은경은 2020년 영화 '신문기자'로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일본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왔습니다.
그는 "제가 일본에서 큰 상을 받기도 했고 지금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난 몇 년간 감사한 기회가 참 많이 찾아와 줬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습니다. 이어 "자리를 잘 잡았다기보다는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시기를 앞두고 저를 찾아와 준 작품이 '여행과 나날'이라서 제가 앞으로 해야 할 배우 업에 대해서 마음을 다잡고 정진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어주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야케 감독은 심은경을 캐스팅하기 위해 원작에서 중년 남성이었던 각본가 '이'의 성별과 국적까지 변경해 연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야케 감독은 "원작 만화에서는 일본인 중년 남성이 주인공으로 나와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그대로 쓰다가 이 인물을 심은경이 연기하면 정말 재밌지 않을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중요한 건 국적·나이·성별이 아니라 캐릭터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은경은 연기 접근법에 대해 "이번 영화는 그 이전 작품에서 캐릭터 연구와 접근 방식을 다르게 했다"며 "대본을 읽자마자 한 마디로 어떻게 하면 카메라 앵글 안에서 무엇도 하지 않은 채 그 자체로서 내가 서 있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서 연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투영해서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하지 않을까 했다"면서 "덧붙이기보다 덜어내고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려고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뉴제러네이션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야케 감독과 한국 배우 심은경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여행과 나날'을 통해 두 사람은 최근 아시아 지역 내 합작 영화 증가에 대한 견해도 나눴습니다.
미야케 감독은 "저는 새로운 도전, 새로운 사람들과 하면서 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나고 그 차이를 알게 되는 경험을 통해서 헤아릴 수 없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심은경은 "한·일을 넘어 아시아까지 합작이 나오는 걸 기쁜 마음으로 보고 있다"며 "좋은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진심을 전달하고자 하는 건 국경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다. 그게 지금 이 시대에도 맞는, 추구하고자 하는 부분과 겹치지 않았나 싶다"고 했습니다.
'여행과 나날'은 오는 1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