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의 총구를 붙잡으며 대치했던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당시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지난 2일 안 부대변인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1년 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으로서 겪었던 계엄 상황에 대해 밝혔습니다. 당시 안 부대변인이 계엄군의 총구를 붙잡은 장면은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2024 가장 인상적인 12장면'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사실 좀 송구스럽다. 왜냐하면 현장에는 저보다 더 용감한 분들이 많이 계셨다"며 "실제로 계엄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분들도 계시는데, 제 모습이 화제가 되는 것 같아서 좀 민망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가 "최정예 특전사들과 대치했는데 두려운 생각은 안 들었는가?"라고 묻자, 안 부대변인은 "저도 사람인데 무서웠던 것 같다. 근데 그때는 막아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나중에 임무에 소극적이었던 군인들이 있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아팠는데, 어쨌든 무장한 군인들을 국회에서 마주치니까 현실감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1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도 계엄군 앞에 용감하게 맞설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만약 저 혼자였으면 너무 무서웠을 텐데 그때 현장에 너무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고 계셔서 용기가 났던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특히 현장에 온 시민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저는 국회 출입이 있으니까 본회의장에 있는 본청으로 왔다갔다하면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거기 오신 시민분들은 맨몸으로 오신 거다. 어딘가로 들어가실 수 없고 어디에도 숨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나보다) 더 용감한, 정말 위대하신 분들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계엄군 총구를 붙잡은 자신의 영상을 본 어머니가 "나중에 어머니가 아주 크게 뭐라고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일한 지 6개월이 된 안 부대변인은 최근 아세안 정상회의 때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느낀 소감도 밝혔습니다. "너무너무 일 잘하시고 대통령다우시지만 수많은 해외 정상들 사이에 딱 서 계시는 거 보니까 우리 대통령님, 진짜 대통령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대한민국이 당당하게 서서 제 목소리를 낸다는 것에 감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지난해 비상계엄 이후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이 다시 독재 시절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시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룩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는 국가다. 이번에도 반드시 극복하고 회복할 거니까 조금만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며, 1년 만에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내서 감격스러웠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안 부대변인은 "여러 남은 과제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덧붙여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인식도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