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주윤발, '2025 MAMA'서 홍콩 화재 참사 애도하며 눈물... "모두 묵념하자"

홍콩 대형 화재 참사로 온 도시가 애도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홍콩의 대표 배우 주윤발이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며 무대에 올라 현장을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29일 주윤발은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5 마마 어워즈' 챕터2 시상식에 참석해 화재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요청하며 희생자,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앞서 지난 26일 홍콩 타이포 지역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는 29일 기준 128명의 사망자를 기록하며 최근 수십 년간 홍콩에서 발생한 화재 중 최대 인명 피해 사건이 되었습니다.


홍콩 정부가 29일부터 사흘간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다수의 문화·연예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상황에서 주윤발의 시상식 참석 여부는 행사 직전까지 불투명했습니다. 하지만 주윤발은 예정대로 무대에 올라 "홍콩 타이포 웡 푹 코트 주민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화재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자 한다"며 관객들에게 묵념을 요청했습니다.


주윤발 / 2025 마마 어워즈


그의 발언과 함께 공연장 조명이 꺼지자 수만 명의 관객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주윤발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은 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이 같은 뜻을 함께해 준 '마마 어워즈'에도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주윤발이 시상한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수상자는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었습니다. 지드래곤은 주윤발로부터 트로피를 받으며 "나의 영원한 우상에게 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2025 마마 어워즈' 제작진 역시 참사 이후 행사 전반을 조정했습니다. 레드카펫 행사를 취소하고 무대 연출을 절제된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시상자와 아티스트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시상식을 진행했습니다.


수상 소감에서도 홍콩 시민과 피해자들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주윤발 / 2025 마마 어워즈


행사를 주최한 '2025 마마 어워즈'와 CJ그룹은 화재 참사에 2000만 홍콩달러(약 38억 원)를 기부했습니다.


제작진은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며 '서포트 홍콩'(Support Hongkong) 메시지를 통해 연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1976년 영화 '투태'로 데뷔한 주윤발은 리샤오룽(이소룡), 청룽(성룡) 등이 이끈 무협영화 위주였던 홍콩 영화계에 '홍콩 느와르' 장르를 추가한 주축 배우입니다.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이 대표작으로 이 장르를 아시아와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