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미사일 방어 체계의 최상단 전력을 맡게 될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양산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방위사업청과 7054억원 규모의 양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망(KAMD) 구축이 한 단계 더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7일 방사청과 L-SAM 양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2030년까지 대탄도탄 요격 유도탄(ABM)과 발사대 등을 순차적으로 군에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업은 패트리엇과 천궁II가 담당해온 하층·중층 방어에 더해, L-SAM이 상층 방어를 맡는 다층형 방어망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요격 미사일의 핵심 기술도 국산화됐습니다. ABM에는 공기가 거의 없는 고고도(약 40㎞ 이상)에서 기동하는 탄도탄을 직격 타격할 수 있도록 위치자세제어장치(DACS)가 적용됐습니다.
이와 함께 이중 펄스 추진 기관도 국내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두 기술 모두 세계 소수 국가만 확보한 전략 기술로, 독자 방공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힙니다.
센서 전력도 함께 강화되고 있습니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방사청과 3573억원 규모의 L-SAM 다기능레이다(MFR) 양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MFR은 L-SAM의 '눈'에 해당하는 체계로,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과 적 항공기를 탐지·추적하고, 다수 표적의 동시 처리와 피아식별(IFF) 임무까지 수행합니다.
방위력 개선 사업은 다음 단계로도 이어집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해 L-SAM 체계개발을 마친 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등과 함께 기존 대비 3~4배 확장된 대공 방어 구역을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요격 체계 'L-SAM-II' 개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미·한일 안보 협력 변화와 연계한 수출 가능성도 함께 거론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L-SAM의 안정적 양산을 통해 대한민국 영공 방어에 기여할 것"이라며 "축적한 기술력과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 기회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