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최태원, '자본주의 2.0' 제안... '새로운' 연설, 도쿄 홀을 잠재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5'에서 "기존 자본주의는 환경·양극화 등 복합적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사회적가치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1일 SK그룹은 최 회장이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5' 기조연설에서 급격한 기술 발전과 지정학적 불안정 속에서 기존 자본주의가 드러낸 문제점을 진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도쿄포럼은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2019년부터 공동 개최해온 국제 포럼으로, 올해 주제는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다양성, 모순, 그리고 미래"입니다.


사진제공=SK그룹


최 회장은 "기존 자본주의는 재무적 성과에만 집중했고 사회적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이나 인센티브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며 사회적가치를 "이윤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어 "사회적가치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해 자원의 최적 배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AI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측정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사회적가치 측정에는 거래 비용이 많이 들고 데이터가 부족했지만, 지금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갖춰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회장은 "사회적가치가 체계적으로 측정되기 시작하면 기업의 행동을 바꾸는 새로운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며 이를 "새로운 자본주의"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재무성과만이 아니라 사회적가치를 함께 고려할 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보다 나은 경제 구조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계열사 단위로 시행 중인 사회적가치 평가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일자리 창출, 납세, 환경 영향, 지역사회 기여 등 다양한 항목을 플러스·마이너스로 수치화하고 있다"며 "측정이 시작되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기업의 핵심성과지표(KPI)는 이제 재무 중심에서 벗어나 최소한 사회적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것을 넘어 매년 이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의 자원 배분 기준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제공=SK그룹


최 회장은 이날 '새로운 시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모델 탐색'을 주제로 한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도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후지이 데루오 도쿄대 총장, 이와이 무츠오 일본경제동우회 회장 대행 겸 일본담배산업 이사회 의장, 이한주 뉴베리글로벌 회장 등과 함께 기업·정부·사회가 공동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적 자본주의(Collaborative Capitalism)’ 모델과 AI 기반 실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 마리안 베르트랑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 고지마 후히토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 등 학계·경제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현재 자본주의가 직면한 문제와 지속가능한 해법을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