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尹, 계엄 2년 전 "내가 총살당하더라도 싹 쓸어버리겠다"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외환(일반이적) 혐의로 최근 기소한 가운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 반년 만에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검은 계엄 발동 2년 전부터 윤 전 대통령이 군 인사와 정치권 주요 인물들에게 계엄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18일 조선일보는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을 일반이적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취임 이후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이어지기까지의 내부 논의 과정을 공소장에 상세히 적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소야대 상황이었습니다. 정부와 민주당 간 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약 6개월 뒤인 그해 11월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김종혁 당시 비상대책위원 등에게 "나에게는 비상대권이 있다, 싹 쓸어버리겠다", "내가 총살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공소장에 기재됐습니다. 


특검은 이 시점을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돌파구로 계엄 선포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판단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던 중 하와이에 들른 자리에서도 군을 향한 개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강호필 당시 합동참모본부 차장에게 윤 전 대통령은 "한동훈은 빨갱이다"라고 언급한 뒤, 민주당을 향해 욕설을 섞어 비난하며 "군이 참여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포함됐습니다.


강 전 차장은 귀국 직후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김용현 전 장관은 위험한 발언을 하며 동조를 강요한다. 더는 견디기 어렵다"며 전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 전 장관은 이 내용을 듣고 김 전 장관에게 전화로 강하게 항의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 전 장관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경호처장 공관으로 강 전 차장 등을 불러 "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느냐.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보수에서도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 심기 경호 차원에서 한 말인데 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스1


이듬해 9월 국방부 장관이 신원식 전 장관에서 김용현 전 장관으로 교체된 것도 이러한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윤 전 대통령이 하와이 발언 파문 이후 신 전 장관을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인사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신 전 장관은 국방 장관 취임 11개월 만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으로 이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