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정용진, 12년 만에 '책임경영' 복귀... 알리바바 손잡고 e커머스 '1위' 탈환 시동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2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했습니다. 그는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설립한 합작사(JV)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초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유통 재편을 본격적으로 진두지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정 회장이 그룹 내에서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입니다. 현재 이마트, 스타필드, SSG닷컴, 신세계건설, 신세계프라퍼티 등 주요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복귀는 단순한 명예직이 아닌 실질적 책임 경영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번에 출범한 JV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지마켓을 자회사로 두며,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직접 이끌게 됩니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정 회장이 이커머스 전선을 다시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로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까지 거론됐습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JV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고 해서 이마트 등기이사로 다시 등재되는 계획은 현재로서 검토된 바 없다"며 "현재 정 회장님은 이마트 최대주주로서 무한책임을 지고 있고, 각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JV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은 G마켓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회장이 복귀 무대로 선택한 지마켓은 신세계의 온라인 전략 중심에 놓인 플랫폼입니다. SSG닷컴이 어려움 속에서도 일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 시장은 여전히 쿠팡과 네이버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사진=알리바바


정 회장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판매망과 AI 기술, 물류 인프라를 결합해 지마켓을 단순한 거래 플랫폼이 아닌 글로벌 셀러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또한 이번 JV를 통해 한국을 동북아 핵심 시장으로 삼을 방침입니다.


양사의 협업은 글로벌 셀러와 국내 소비자를 잇는 '크로스보더 커머스 허브' 구축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복귀를 정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다시 강화되는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정유경 회장이 백화점·패션 부문을 맡고, 정 회장이 이마트와 온라인 유통을 맡는 남매 투트랙 체제가 각자의 색깔을 더욱 뚜렷이 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 회장은 과거부터 "유통의 본질은 고객 경험과 데이터에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그가 이번에 복귀한 이유 역시, 오프라인을 넘어 AI와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의 '디지털 유통 2.0 시대'를 직접 설계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정 회장의 ‘책임 경영' 복귀가 신세계그룹의 체질 전환 속도를 앞당길지 주목됩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지난 11일 신세계–알리바바 JV '그랜드오푸스홀딩' 이사회 구성이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마친 지 약 두 달 만입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정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JV 이사회는 총 5명으로 구성되며, 과반은 알리바바가 가져갑니다. 알리바바 측에서는 제임스 동 AIDC 마켓플레이스 사장이 이사회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라자다·다라즈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현재 알리바바그룹의 해외 e커머스 사업을 총괄하는 핵심 인사입니다.


JV에는 지마켓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대표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레이 장 대표도 참여해 공동대표를 맡습니다. 이사회 멤버는 아니지만, JV의 실무 운영을 총괄할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이마트 재무 담당 출신 장규영 상무가 선임됐습니다.


JV는 주요 사안에 대해 '만장일치 의사결정'을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이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