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화려한 매출' 입증한 신세계, 이익률은?... 신세계가 4분기에 꼭 넘어야 할 '문턱'

㈜신세계가 지난 7일 202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발표된 내용을 보면 외형은 견조하지만 손익의 체력은 4분기에서 한 번 더 확인이 필요한 모습입니다.


정유경 회장이 여러 방면으로 신경을 쓴 덕분인지, 연결 매출은 분명하게 성장한 모습입니다. 


3분기 연결 총매출은 2조 8,1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고, 영업이익은 998억 원으로 68억 원 증가했습니다.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3,0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0억 원 줄었고, 순이익은 1,337억 원으로 906억 원 감소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 사진=인사이트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은 3조 278억 원으로 3.8% 증가했지만, 판관비는 2조 7,205억 원으로 7.0% 늘어 수익성에 부담을 줬습니다. 4분기에는 매출 증가분을 얼마나 확실히 이익으로 전환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판관비 증가 속도를 제어하고, 금융비용과 환율 민감도 동시 관리가 요구됩니다.


백화점은 외형이 견조합니다. 강남점과 본점의 월별 신장률은 7월 대비 10월에 각각 +8%→+17%, +2%→+6%로 가팔라졌고, 외국인 매출 비중도 본점 16%, 강남 7%, 센텀 6%로 높아졌습니다. 에르메스·루이비통 등 최상위 럭셔리 라인업 확장과 백화점 최초의 LV F&B 도입은 체류 시간과 객단가를 끌어올릴 만한 카드입니다. 


다만 3분기 백화점 총매출은 1조 7,117억 원으로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40억 원으로 43억 원 줄며 영업이익률은 5.2%에서 4.9%로 0.3%p 하락했습니다. 인플레이션·프로모션·매입 구조 등 비용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는 프로모션을 집행하게 될 텐데, 이 때 마진 희석을 최소화하는 구성과 집행력이 숫자로 확인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입니다. 


면세는 개선 조짐과 과제가 공존합니다. 3분기 매출은 5,388억 원으로 14.2% 성장했고 분기 손실도 56억 원으로 축소돼 전년 동기 대비 106억 원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1~3분기 누적 영업손익은 여전히 94억 원 적자입니다. 


사진제공=신세계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는 까사가 부담입니다. 각종 정부 규제로 인해 부동산 업황이 좋지 않은 탓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3분기 매출은 639억 원으로 6.9%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4억 원) 전환했습니다. 1~3분기 누계 매출은 1,8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8% 줄었고, 영업손익은 -2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재무 구조는 보수적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2.8%, 총차입금은 4조 4,032억 원, 차입금의존도는 33.4%입니다. 이자보상배율은 4.9배로 여유롭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774억 원, 재고자산은 1조 156억 원입니다. 


4분기 성수기에도 금융비용과 외화·파생 관련 변동성이 영업 외 손익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부분과 달러 민감도가 있는 임차·물류·매입 항목은 환율 방어와 결합해 촘촘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자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4분기,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경계해야 할까요. 


먼저 기대 요인은 명확합니다. 플래그십 점포의 트래픽과 외국인 매출이 유지된다면, 럭셔리와 경험형 포맷이 성수기 효과와 결합해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 / 사진=신세계그룹


정 회장이 크게 신경 쓴 LV F&B와 같은 체류형 포맷은 화제성과 객단가 상승, 체류 시간 확대를 동시에 노려볼 만합니다. 또한 면세는 3분기의 개선 흐름을 이어, 카테고리 믹스 상향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분기 손익을 더 다듬을 여지가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영업이익 276억 원으로 개선이 관찰된 만큼, 4분기 브랜드·채널 믹스에 따라 실적 기여가 가능해 보입니다.


동시에 경계할 부분도 분명합니다. 누계 기준으로 판관비 증가율(+7.0%)이 매출총이익 증가율(+3.8%)을 상회한 흐름을 4분기에 뒤집지 못할 경우 성수기 매출 증가가 체감 이익으로 연결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실적은 환율과 입국자 수에 더 민감해집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에겐 한국 소비가 상대적으로 싸져 매출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달러로 결제되는 매입·임차·물류 비용이 오르면서 마진엔 부담이 됩니다. 


면세는 송객 구조가 완화되지 않으면 이익 체질 개선 속도가 둔화될 수 있고, 까사는 재고가 더 쌓이거나 할인 의존도가 높아지면, 내년 1분기 이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정유경 회장 입장에서 보더라도, 과제와 기회가 함께 있습니다. 초격차 럭셔리 MD와 경험형 포맷은 분명한 차별화 자산입니다.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신세계의 강점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대형 투자와 콘텐츠 운영에는 '비용 투자'가 따른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투자한 비용이 마진으로 회수돼야 진짜 경쟁력이 되는데, 4분기에는 얼마만큼의 '실속'이 확인될지가 관건입니다. 강남·본점·센텀 등 핵심 점포에서 외국인 매출과 럭셔리 카테고리의 성장률, 객단가, 체류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영업이익 기여가 수치로 확인된다면 시장의 평가는 '확신'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 사진제공=신세계


정리하면, 신세계의 4분기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첫째, 플래그십 점포의 외국인·럭셔리 모멘텀을 이익으로 전환하는 능력. 둘째, 면세의 카테고리 믹스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따른 분기 손익의 '퀄리티' 개선. 셋째, 판관비와 금융비용, 환율 민감도를 억제해 영업 외 손익의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입니다. 


올해 3분기는 정 회장이 선택한 전략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백화점 강남점의 성장은 눈부신 수준입니다. 4분기는 그룹 자체의 성장이 '돈이 남는 성장'으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출은 이미 설득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는 비용의 관성과 환율 변동성을 다독이며, 구조 개선과 믹스 전략을 통해 '실속'을 증명할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