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4월 '트럼프 관세 충격' 뒤 7개월 만

5일 코스피지수가 미국발(發) 인공지능(AI) 산업 고평가 논란에 급락하면서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36분 코스피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습니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4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본격화로 국내 증시가 출렁인 이후 7개월 만입니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등락이 현물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5% 하락이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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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피지수는 1.61% 급락세로 출발해 낙폭을 점차 키우며 오전 10시 8분 기준 전일 대비 5.11% 급락한 3911.31을 기록했습니다. 코스피200선물지수도 5.14% 하락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대와 7%대 급락하면서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 원)와 '6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60만 원)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앞서 이날 새벽 AI 기반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팰런티어는 월가의 전망을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고 실적 전망까지 상향 조정했지만, 주가는 7.94% 급락했습니다.


팰런티어 주가가 올해 들어 150% 넘게 오른 가운데, 현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팰런티어의 급락은 다른 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졌습니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이날 3.96% 하락했고, AI 칩 제조사인 AMD도 3.70% 떨어졌습니다. 테슬라는 5.15% 급락했고, 알파벳(-2.16%), 브로드컴(-2.81%), 아마존(-1.83%), 메타(-1.59%), 오라클(-3.75%) 등 주요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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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에서 AI 과열론이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조정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가 70% 오른 상태에서 나타난 일시적 조정으로, AI 버블 논란은 결국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