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깐부치킨서 만들어진 'AI 치맥 회동', 기획자 밝혀졌다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깐부치킨'을 찾은 배경에는 그의 딸 매디슨 황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3일 중앙일보는 복수의 여권 인사에게 청취한 '치맥 회동'에 대한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번 '치맥(치킨+맥주)' 회동은 매디슨 황의 기획으로 성사됐습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매체에 "매디슨 황이 친한 친구를 뜻하는 은어인 '깐부'의 의미를 직접 떠올리며 장소를 선정했다"며 "AI 깐부 결성을 상징하는 자리를 기획했다"고 전했습니다. 


매디슨 황은 약 한 달 전 한국을 먼저 방문해 엔비디아의 협력사들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이 매장을 미리 답사하고 회동 장소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젠슨 황(왼쪽부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회동을 갖고 러브샷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깐부'라는 단어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세계적인 유행어가 됐습니다. 젠슨 황은 회동 직전 취재진에게 "저는 친구들과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깐부'는 그런 자리에 딱 맞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장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세 사람은 만찬 도중 팔을 맞잡고 러브샷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튿날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에서도 황 CEO는 무대에서 "치맥을 함께한 친구들"이라며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무대 위로 올렸습니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매디슨 황은 아버지보다 한발 앞서 걸으며 동선을 안내했고, 두 회장에게 선물할 일본산 위스키 '하쿠슈 25년' 병 두 개를 직접 전달하는 등 전 과정을 밀착 보좌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대표와 접견에서 젠슨 황의 딸 메디슨 황과 악수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통령실


1990년생인 매디슨 황은 2020년 엔비디아에 입사해 피지컬 AI 플랫폼과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을 담당하는 시니어 디렉터입니다. 오빠 스펜서 황보다 높은 직급을 달고 있으며, 입사 후 빠른 승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의 요리학교 CIA를 졸업한 뒤 르 코르동 블루에서 제과·제빵과 와인 양조를 전공했고, 2015년부터 4년간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서 근무했습니다. 이후 엔비디아에 합류해 황 CEO의 글로벌 강연과 주요 일정에 동행하며 핵심 참모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황 CEO는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할 때도 딸을 대동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매디슨 황을 보고 "따님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너무 젊어 보이신다"고 하자, 황 CEO는 "34살이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비밀"이라고 웃으며 말했고, 황 CEO는 "죄송하다. 제가 지어낸 숫자다"고 재치 있게 받아넘겼습니다.


황 CEO는 이날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치맥 동료들"이라고 소개하며 "다음에는 대통령도 함께하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좌측부터 젠슨 황의 아내 로리 황, 딸 매디슨 황 / Neuosys Techn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