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깐부치킨'을 찾은 배경에는 그의 딸 매디슨 황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3일 중앙일보는 복수의 여권 인사에게 청취한 '치맥 회동'에 대한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치맥(치킨+맥주)' 회동은 매디슨 황의 기획으로 성사됐습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매체에 "매디슨 황이 친한 친구를 뜻하는 은어인 '깐부'의 의미를 직접 떠올리며 장소를 선정했다"며 "AI 깐부 결성을 상징하는 자리를 기획했다"고 전했습니다.
매디슨 황은 약 한 달 전 한국을 먼저 방문해 엔비디아의 협력사들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이 매장을 미리 답사하고 회동 장소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깐부'라는 단어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세계적인 유행어가 됐습니다. 젠슨 황은 회동 직전 취재진에게 "저는 친구들과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깐부'는 그런 자리에 딱 맞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장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세 사람은 만찬 도중 팔을 맞잡고 러브샷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튿날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에서도 황 CEO는 무대에서 "치맥을 함께한 친구들"이라며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무대 위로 올렸습니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매디슨 황은 아버지보다 한발 앞서 걸으며 동선을 안내했고, 두 회장에게 선물할 일본산 위스키 '하쿠슈 25년' 병 두 개를 직접 전달하는 등 전 과정을 밀착 보좌했습니다.
1990년생인 매디슨 황은 2020년 엔비디아에 입사해 피지컬 AI 플랫폼과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을 담당하는 시니어 디렉터입니다. 오빠 스펜서 황보다 높은 직급을 달고 있으며, 입사 후 빠른 승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의 요리학교 CIA를 졸업한 뒤 르 코르동 블루에서 제과·제빵과 와인 양조를 전공했고, 2015년부터 4년간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서 근무했습니다. 이후 엔비디아에 합류해 황 CEO의 글로벌 강연과 주요 일정에 동행하며 핵심 참모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황 CEO는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할 때도 딸을 대동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매디슨 황을 보고 "따님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너무 젊어 보이신다"고 하자, 황 CEO는 "34살이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비밀"이라고 웃으며 말했고, 황 CEO는 "죄송하다. 제가 지어낸 숫자다"고 재치 있게 받아넘겼습니다.
황 CEO는 이날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치맥 동료들"이라고 소개하며 "다음에는 대통령도 함께하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