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과잉관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아시아 각국에서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객이 대량으로 몰리면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 환경이 악화되고 관광지가 손상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도 관광객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베트남의 경우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방문자 수가 21%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관광객 증가는 각국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본 교토는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가장 심각한 도시로 꼽힙니다. 교토는 지난해 5천6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도시 전체가 관광 인파로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관광객 급증으로 인해 주요 명승지에서는 여유로운 관광이 어려워졌고, 좁은 골목길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면서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토 시민의 90%가 오버투어리즘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신사나 사찰 등 종교시설에서 보이는 무례한 행동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교토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에서 무단 촬영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또한 숙박세 상한액을 기존 1천엔(약 9천300원)에서 1만엔(약 9만3천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 숙박세는 호텔과 여관 투숙객에게 부과될 예정입니다.
이시구로 유스케 훗카이도대 교수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나라"라며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이르면 균형이 무너졌다고 느끼게 된다"고 현상을 분석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원에서 옷을 벗고 사진을 촬영하거나 헬멧 착용 없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등 현지 문화와 법규를 무시하는 행위들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2018년 환경 회복을 목적으로 보라카이 섬을 6개월간 완전 폐쇄했습니다.
재개장 이후에도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무허가 숙박업소 운영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관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