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국가간 외교를 두고 사람들은 "외교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혹은 타국의 그릇된 점을 유쾌하게 지적하기 위해. 냉혹하면서도 때로는 부드럽게, 또 때로는 '철판'을 깔고 '말'을 해야하는 게 바로 외교입니다.
어렵고도 어려운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외교의 끝'을 달려 화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 "통신 보안은 잘 됩니까?"
시진핑 주석 : "백도어(backdoor, 뒷문)가 있는지 보세요"
지난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별도 친교 일정에서 선물을 주고받으며 이 같은 농담(?)을 주고받았습니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두 정상은 서로에게 준비한 선물을 함께 둘러봤습니다.
이 자리에서 중국 측 수행원이 시 주석의 선물 중 하나인 샤오미 스마트폰을 소개하며 "지난해 만든 제품이며, 디스플레이는 한국산"이라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통신 보안은 잘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혹시 뒷문(백도어)이 있는지 한 번 보시라"고 재치 있게 답했고, 이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화답했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전자제품이 개인정보 습득을 위한 '백도어'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이 대통령이 이 부분을 유쾌하게 짚었고, 시 주석은 지지 않고 웃으며 맞받아친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할 말은 하는' 포지션임을 보여주기 위해 이 말을 건넨 것으로 보이며, 시 주석의 농담은 '아량을 베풀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 말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을 위해 옥으로 만든 붓과 벼루 등 문방사우 세트를 선물했습니다. 시 주석은 "붓은 저장성 후저우시에서 나오는 것이 가장 유명하다"고 소개했고, 이 대통령은 "귀한 선물 감사하다"고 인사했습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김혜경 여사에게 서호 찻잔 세트를 선물로 보냈습니다. 시 주석은 "우롱차를 마실 때 작은 찻잔에 진하게 타서 마신다"고 직접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본비자' 나무로 만든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 원형쟁반을 선물했습니다. 시 주석이 바둑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취향을 고려한 선물이었습니다. 시 주석은 바둑판을 직접 만져보며 "아주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김혜경 여사는 펑리위안 여사를 위해 손잡이를 은으로 만든 탕관과 은잔 세트, LG에서 제작한 영양크림과 아이크림을 준비했습니다. 시 주석은 해당 화장품을 보며 "여성용인가?"라고 묻고는 멋쩍은 웃음을 지어 현장 분위기를 더욱 화기애애하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