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가진 첫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상견례 차원의 만남이었던 만큼 양국 정상은 우호적 관계 지속에 합의하며 민감한 현안보다는 친선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비공개 한일 정상회담이 이 대통령의 농담으로 시작되어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꿈을 모두 실현하셨다"며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를 언급했고, 이에 다카이치 총리를 포함한 참석자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고 설명했습니다.
APEC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이날 방한한 다카이치 총리는 실제로 드럼 연주, 스킨스쿠버 다이빙, 오토바이 라이딩을 취미로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이면서 강경 우익 성향으로 '여자 아베'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 그의 취임 후 한일 관계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한일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가까운 사이라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받기도 한다"고 말하자 다카이치 총리가 깊이 공감했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은 또 "자신의 재임 기간 중 한국인들이 더 행복해지길 바라고, 다카이치 총리 재임 기간에도 일본인들이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다카이치 총리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 대통령은 "문제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양국이 가까운 사이이다보니 정서적 문제가 훨씬 더 민감한 부분이라는 데 양 정상이 공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 정상은 셔틀외교 지속 의지도 확인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순서상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며 "도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만나길 바란다"고 제안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곧 뵙기를 바란다"고 화답했습니다.
회담에서는 선물 교환도 이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김을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밝힌 점을 고려해 한국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가마쿠라시에서 제작한 바둑알과 바둑통을 답례품으로 전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