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현지 동포들과의 만남에서 "본국을 걱정하는 누군가가 '한국 사람인가'라고 묻는 걸 들었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국 사람인가'라는 질문의 의미가 다양하다"며 "시기에 따라 '부럽고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이상한 나라 사람인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다"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동포들이)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본국 상황을 걱정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기도 있었다"며 "이제 앞으로 다시는 동포 여러분이 본국을 걱정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 한명 한명은 위대한 역량을 가진 대단한 존재들"이라며 "해외에서도 국민끼리 꼭 협력하고 의지하는 관계를 잘 맺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하나씩은 쉽게 부러지지만, 모으면 부러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힘을 합치면 난국도 쉽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자랑스럽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권한을 행사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본국에서 제도적 개선도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강국으로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진정한 민주주의에 경의를 표한다"며 "세계인이 닮고 싶어 하고, 후대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진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간담회에 동포단체 대표, 경제인, 한글학교 관계자, 문화예술인, 국제기구 종사자 등 각계에서 200여명이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종화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양국의 우호 증진과 경제 협력 활성화에 기여하는 굳건한 가교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말레이시아 과학대 홍성아 박사는 "한류가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이어주는 '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행사에서는 이 대통령과 한복 차림의 김혜경 여사가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현지 한인 청소년 50여명으로 구성된 'KSMY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아리랑을 연주했고, 현지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가수 겸 배우 장한별 씨가 '케이팝데몬헌터스' 삽입곡인 '골든'을 불렀습니다.
이날 현지에서는 말레이시아를 찾은 정상들의 실무 만찬이 있었으나, 이 대통령은 동포간담회 참석을 선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우선순위를 고려해 일정을 정하는데, 오늘이 아니면 동포들을 뵐 시간이 없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