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둘러싼 양국 간 협의가 여전히 교착상태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무역 합의의 큰 틀에서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인 구성과 이행 방안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 발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물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겠지만 그게 한국에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도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생각에 일부 차이가 있지만, (타결) 지연이 꼭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우방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타결이 임박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확연한 온도 차이를 보입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가진 약식 회견에서 '이번 방문에서 한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한미 정상 간 현재 협상 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가 드러나면서, 29일 경주에서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무역 합의 타결 선언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 노동자 300여명이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사건에 대해서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일으켰으며 난 일부 노동자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싫어한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런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과 합리적인 대우를 보장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매우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방미 협의를 진행한 다음 날인 지난 24일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