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시장 경쟁 본격화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다음 주부터 국내 의료기관에서 처방을 시작합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한 발 앞서 국내 비만약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두 제품 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릴리와 공급 계약을 맺은 도매업체들이 오는 20일부터 마운자로 유통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빠르면 21일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마운자로 처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각 기관의 약사위원회 승인 절차가 필요해 실제 처방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마운자로는 시작 용량인 2.5㎎(4주분)의 공급가가 28만원, 유지 용량인 5㎎은 37만원 수준으로 책정되었습니다.
향후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인 7㎎ 등 고용량 제품은 5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릴리는 저용량 제품을 먼저 공급함으로써 초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체중 감소 효과와 시장 경쟁력
마운자로의 가장 큰 강점은 위고비보다 뛰어난 체중 감소 효과입니다.
마운자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와 GIP(위 억제 펩타이드)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로, GLP-1 단일 작용제인 위고비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릴리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과체중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72주 투여 시 평균 20.2%의 체중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최대 체중 감량률이 22.5%에 달했습니다.
반면 위고비는 68주 투여 시 14.9%의 체중 감소율을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는 마운자로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마운자로의 점유율은 6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고비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마운자로의 출시를 앞두고 가격 인하라는 전략적 대응을 선택했습니다.
위고비는 당초 모든 용량에 대해 공급가를 37만2000원으로 책정했으나, 최근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했습니다. 시작 용량(0.25㎎)의 경우 40%대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급가가 20만~22만원대로 낮아졌습니다.
부작용과 시장 전망
두 제품 모두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관 증상은 공통적인 부작용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 복용 시에는 드물게 장폐색, 담낭질환, 췌장염 위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약물의 작용 기전에 따라 환자별 적합성이 달라질 수 있어, 단순히 체중 감량 효과만으로는 어느 제품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