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화제 발생 후 시신으로 발견된 '독거노인'... 이웃도, 복지 공무원도 몰랐다

부산 다세대주택 화재로 발견된 70대 독거노인의 안타까운 죽음


부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70대 독거노인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웃 주민들과 복지 담당 공무원들도 알지 못했던 노인의 죽음은 불이 나면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13일 새벽 5시 40분경, 부산의 한 다세대주택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창문을 통해 계속해서 물을 뿌렸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부산 서구의 다가구주택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약 1시간 후 화재는 진압되었으나, 소방대원들이 건물 안전 점검을 위해 4층에 거주하던 70대 남성의 집 문을 강제로 열었을 때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해서 그 층(4층)에 문이 잠겨 있는 것을 강제 개방해서 들어가니까..."라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고독사의 슬픈 현실과 복지 사각지대


발견된 70대 남성의 시신은 이미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습니다. 화재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들조차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TV조선에 따르면 한 이웃 주민은 "여기 처음에 (이사) 와 가지고 한 번 봤는데, 한 3~4년 됐을 겁니다. (냄새는 안 났습니까?) 저도 비염이 좀 있어서 냄새를 예민하게 못 맡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현장 조사에서 더욱 안타까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3일 오전 부산 서구의 한 4층짜리 다세대주택 2층에서 원인모를 불이 났다. /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숨진 노인의 현관문 앞에는 지난 1월에 배달된 택배상자가 개봉되지 않은 채로 놓여 있었고, 집 안에는 정부에서 지원받은 10kg 쌀 4포대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2019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급비 지원 외에 고독사 예방을 위한 어떠한 돌봄 서비스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부산 서구에서는 전기 사용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스마트 플러그' 사업을 시행하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숨진 남성은 이 사업의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주민센터 관계자는 해당 매체에 "(스마트플러그) 개수가 우리 동에 배당되는게 몇 개가 없다 보니까 그 분은 해당이 안 되셨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망 시점과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