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전직 경찰관, 첫 재판에서 혐의 인정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에 선 전직 경찰관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12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나상훈)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 제작)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2)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김씨는 지난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10대 여성 피해자를 간음하고 휴대전화로 그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7월 서울 노원구 한 룸카페에서 당시 15세였던 피해자와 만나 근무복을 입히고 수갑을 손에 채운 뒤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그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수차례 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법정에서 밝혀진 범행 경위와 변호인의 선처 요청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부적절한 영상 촬영은 경위를 막론하고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동의 하에 이뤄졌고 우발적으로 짧은 시간 내 이뤄졌던 점과 타인에게 배포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결국 파면된 상태고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충격을 받은 처가는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 사건으로 직업과 가정, 사회적으로 쌓아왔던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죗값을 치렀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씨 본인도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크고 부끄러운 죄여서 진술할 때마다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저 죄송하고 부끄럽기만 했다. 피해자를 진작에 찾아뵙고 이마에 피가 날듯이 머리를 조아려 사죄드려야 하는 게 맞지만 구속된 상태고 연락할 방법이 없어 그저 답답했다"며 울먹였습니다.
또한 "체포당하던 날 60일이 채 못 된 아기의 우는 얼굴을 마지막으로 아무런 인사도 없이 나왔다. 아내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큰 충격을 받고 생계와 육아를 전담하느라 지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논현경찰서 소속 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장이었던 김씨는 검찰에 구속 송치된 이후 올 7월 파면당했습니다. 파면은 경찰 징계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입니다.
이 사건의 선고기일은 오는 9월 23일 오전 9시 50분에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