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림수산상, 파주 벼농가 방문해 한국 쌀 생산현장 직접 확인
인천에서 개최된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식량안보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장관)이 경기 파주의 벼 농가를 방문해 한국의 쌀 생산·유통체계를 살폈습니다.
지난 11일 농민신문은 지난 10일 고이즈미 농림상이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에 위치한 김용덕씨의 논을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는 이병직 파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이천일 농협경제지주 품목지원본부장, 신영균 파주 탄현농협 조합장, 황익수 파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 등이 함께했습니다.
고이즈미 농림상의 이번 방문은 한국의 쌀 생산 시스템을 직접 확인하고 일본 내 쌀 수급안정 방안을 모색하려는 그의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되는데요.
그는 "올해는 아직까지 한·일 양국에 태풍 피해가 없지만, 날씨와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35℃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 약 20분간 농로를 걸으며 쌀 산업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교환했습니다.
일본 쌀값 급등과 한국의 쌀 유통체계에 관심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벼 생육 상황을 살펴보며 일본의 최근 쌀값 동향과 병해충 발생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일본 쌀값이 1년 새 2.5배 올랐다"며 "관세가 높음에도 미국·태국·대만 등 외국산 쌀이 민간업자를 통해 많이 수입됐고, 정부는 비축미를 방출해 시장안정을 도모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올해 일본은 벼 노린재 피해가 심각해 정부 차원에서 방제비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쌀 매입 방식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요. 고이즈미 농림상은 현장에 전시된 '한수위', '평화미소', '일편밥심' 등 파주산 쌀브랜드의 다양한 포장 규격(500g·1㎏·4㎏·10㎏·20㎏)을 살펴본 그는 판매 규격과 가격에도 주목했습니다.
그는 "일본은 소포장한 상품으로서 5㎏들이가 일반적인데 한국은 4㎏들이가 주류인 점이 다르다"고 언급하며, 4㎏들이 한 포대당 국내 소비자 판매가격이 1만 9000원대라는 답변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1∼27일 일본의 쌀 소매가격은 5㎏들이 기준 3625엔(한화 약 3만 4000원)입니다.
일본 쌀값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취임하기 직전인 5월 중순에는 지난해의 두 배를 넘는 4285엔(한화 약 4만 원)까지 상승했다가 정부의 반값 비축미 방출 정책 등으로 다소 하락한 상태입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한국의 쌀 매입 방식과 포장 단위 등에서 새로운 점을 배웠다"면서 "현장 경험을 일본 정책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양국의 쌀 수급 상황은 다르지만 안정적인 생산·공급이라는 과제는 같다"며 "극한기후와의 사투 속에서 필사적으로 쌀을 생산하는 농가에 감사하는 마음은 만국 공통"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