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아내·의붓아들에 헌신하던 부동산 일타강사... 독립 꿈꾼 지 일주일 만에 '양주병'에 맞아 숨졌다

부동산 일타강사, 아내와 단둘이 있던 집에서 사망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부동산 공법 분야에서 '일타강사'로 불렸던 고(故) 최성진 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양주병과 혈흔 - 부동산 일타강사 살인 사건'이라는 부제로, 2월 15일 새벽 평택 자택에서 벌어진 비극을 추적했습니다.


그날 새벽 3시경, 112에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남편이 죽은 것 같다"는 아내 윤씨의 말에 출동한 구급대와 경찰은 거실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얼굴엔 심각한 부상이 있었고,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1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신원이 공개되자 충격은 배가됐습니다. 그는 바로 부동산 공법 강의에서 수많은 수강생의 존경을 받아온 '일타강사' 최성진 씨였습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10명 중 7명은 그의 제자라고 할 정도 저명했으며 자정까지 질문을 받아줄 정도로 헌신적인 스승이었다고 합니다.


"방어? 아니면 공격?"...진술과 맞지 않는 정황들


당시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고 집에는 아내 윤씨만 있었습니다. 윤씨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하며 사건 당일 남편의 외도로 말다툼이 벌어졌고 남편이 흉기로 자신을 위협해 방어 차원에서 거실에 있던 1.75L 양주병을 휘둘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고의는 없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양주병은 담금주가 가득 차 상당한 무게였습니다. 윤씨는 서 있던 남편을 방어하다 휘둘렀다고 주장했지만 법의학자는 상처 형태를 근거로 피해자가 누운 상태에서 가격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해석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재현 실험을 진행한 결과 윤씨의 설명과 달리 흉기는 폭행 후에 가져다 둔 것으로 보였고 양주병 역시 남편이 쓰러진 후 휘둘렀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웃 주민 역시 "못을 박는 듯한 바닥 타격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해 쓰러진 피해자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게다가 윤씨는 남편이 술에 취해 있었다고 했지만 사망 후 검사에서 알코올 성분은 거의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경제적 통제, 그리고 반복된 이혼 요구


최씨와 윤씨는 오래 전 강사와 제자로 만나 결혼한 사이 입니다. 당시 최씨는 초혼, 윤씨는 재혼으로 슬하에는 전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씨는 강의 도중 "나는 집안에서 서열 꼴찌", "강아지만 나를 반긴다" 등의 비관적인 발언을 종종 해왔습니다. 또한 동료 강사에 따르면 "1타 라인은 몇억 원씩 버는 정도로 수입이 좋은데 최씨의 경우 '돈을 계속 벌어야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에 제작진은 유가족 동의하에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분석했습니다. 복원된 대화에는 경제 문제와 관련한 갈등이 여러 차례 드러났습니다.


 

최씨는 매달 강의료의 절반 이상을 아내와 의붓 아들에게 송금해오고 있었습니다. 경제권 역시 아내 윤 씨가 쥐고 있었고요.


변화 꿈꾸던 최씨, 거처 옮긴 지 일주일 만에 살해 당해


최근 생사를 오가는 큰 수술을 받은 최씨는 '남은 삶을 자기에게 주어진 선물'이라 여긴 것인지 경제적 독립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최씨는 아내에게 "여보 난 너무 불쌍해. 난 돈 버는 기계. 왜 돈 벌지. 이러다 죽으면 끝이잖아. 난 맨날 일만 해. 나한테 짜증나. 안 놀아봐서 놀지도 못해" 등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묵살 당했고, "4억 전세금만 해줘. 나머지는 다 줄게. 나도 편하게 살자"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 확인 됐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또한 주말을 제외하고 평소 고시원에서 출퇴근 해오던 최씨는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기고 운동까지 시작하며 주체적으로 살아보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꿈 꾼 지 일주일 만에 양주병에 맞아 사망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동료들은 그를 "가장 열심히, 가장 진정성 있게 학생을 가르친 강사"로 기억했습니다. 방송은 "누구에게도 억울함이 없는 판결이 내려지길 바란다"며 사건의 향후 재판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