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트럼프 사로잡은 '마스가' 빨간모자 공개... "조선 협력 없었다면 협상 평행선 달렸을 것"

한미 관세 협상의 숨은 주역, '마스가' 프로젝트


한미 관세 협상을 이끈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협상 타결의 결정적 요인으로 조선 분야 협력을 꼽으며, 특별히 제작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모자를 공개했습니다.


이 모자는 미국 측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적 아이템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마스가(MASGA)' 모자 / 뉴스1


김 실장은 3일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이 조선 분야에서 다방면에 걸친 연구와 제안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미국으로서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사실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라며 조선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마스가 모자'는 빨간색 바탕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수놓아져 있으며,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명한 선거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에 '조선업'을 의미하는 'Shipbuilding'을 추가한 것으로, 양국 간 조선 협력의 상징성을 담았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의 결정적 협상 순간


'마스가(MASGA)' 모자 / 뉴스1


협상 과정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만남에서 이 모자와 대형 패널을 활용해 조선 협력 투자 패키지 '마스가'를 설명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이에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협상 중 러트닉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을 위해 스코틀랜드로 이동하자, 한국 협상단도 그를 따라갔습니다.


김 실장은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미팅이 가장 실질적이었다"며 "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 '랜딩 존'(landing zone·착륙지)이 보였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방문 결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YouTube 'KBS News'


김 실장은 "내부적으로 많은 격론이 있었고 입장이 달라 고성도 오갔으며 찬반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서는 "너무 매달리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협상에 불리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는 협상 막바지까지 결렬 가능성도 염두에 두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타결 직전 즉석에서 협상 조건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비했습니다.


김 실장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 백악관에서 그냥 나와야 했을 것"이라며 "어떻게 그 앞에서 내용을 고친다고 하겠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민관 협력의 성공적 사례


이번 협상에서는 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재계 총수들의 민간 외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주요 기업인들이 협상 기간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YouTube 'KBS News'


김 실장은 "민간 라인을 통해 '대한민국은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강조하며,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협상 성공의 중요한 요소였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번 한미 관세 협상은 조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접근과 정부-민간의 유기적 협력이 만들어낸 외교적 성과로,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