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 상당의 지역화폐, 가정집 아궁이에서 불법 소각 적발
경북 영양군의 한 가정집에서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수십억 원 상당의 지역화폐가 불법으로 소각되다 경찰에 적발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역화폐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영양군과 경찰에 따르면 "가정집에서 지역화폐와 상품권을 아궁이에 태우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경찰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아궁이 주변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지역화폐가 다발로 발견되었는데요.
이 지역화폐는 2022년이 발행일로 찍혀 있었으며, 2027년까지 사용 가능한 '영양사랑상품권'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이 지역화폐는 청송·영양축협에서 현금으로 환전된 상품권으로, 은행의 정식 폐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계약직 직원 A(36)씨가 이를 불법으로 소각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불법 유출된 지역화폐는 한 묶음당 1000장, 종이상자 4박스 분량으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규모였습니다.
지역화폐 유출 경로와 관리 체계의 문제점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지역화폐 유출 경로는 축협 담당 여직원 B(35)씨가 퇴사 전 A씨에게 "태워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A씨는 부모 집에서 불법으로 소각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역화폐는 현금처럼 사용된 후 은행에서 환전되며, 환전된 상품권은 허가된 업체나 조폐공사에서 수거해 소각하거나 은행에서 직접 소각 처리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러한 공식 절차가 무시되었습니다.
청송·영양축협 관계자는 "환전된 지역화폐는 주기적으로 한번씩 폐기한다"며 "그동안 여러 직원이 바뀌면서 관리가 소홀해져 빚어진 일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축협에서 유출된 지역화폐가 불법으로 유통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화폐 관리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