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뽕' 감지 1초면 된다"... GHB 이용 성범죄 예방 기대
흔히 '물뽕'이라고 불리는 GHB(감마 하이드록시낙산)는 중추신경 억제제로 순식간에 의식이나 기억을 잃게 하는 마약입니다.
GHB는 색이나 향이 없기에 술이나 음료에 섞였을 때 피해자가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또 복용 6시간 후면 몸에서 빠져나가 피해 사실을 밝히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렇듯 성범죄에 흔히 사용되는 마약 GHB를 단 1초 만에 감지할 수 있는 타투(문신) 스티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고경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장과 권오석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GHB 감지 타투 스티커'에 대한 연구 결과가 '미국화학회(ACS) 센서'에 실렸습니다.
연구진은 잘 늘어나는 실리콘 고무인 폴리디메틸실록산(PDMS)과 물에 잘 녹는 코팅제인 폴리비닐알코올(PVA), 묵 같은 형태의 아가로스 겔을 이용해 얇은 타투 스티커를 만들었습니다.
GHB에 닿으면 타투 스티커의 색이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 것은 이러한 기능을 가진 성분이 포함된 아가로스 겔 덕분입니다.
검출 안 돼 증거 확보 어려웠는데... "30일간 결과 유지"
실험 결과 타투 스티커는 물 1mL당 0.01㎎ 섞인 농도의 GHB 수용액과, 위스키와 보드카, 맥주, 소주, 커피 등 다양한 음료에 섞인 0.1㎎ 농도 GHB 용액도 감지했습니다.
액체에 손가락을 담갔다가 스티커에 발라 색 변화로 GHB를 감지하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또 GHB를 감지해 빨갛게 변한 타투 스티커는 최대 30일간 유지돼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구진은 "GHB를 감지하기 위한 선제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잠재적 피해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끝으로 "타투 스티커 제조 기술이 저렴하고 쉬운 편이라 곧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해에도 비슷한 기능의 동그란 스티커가 나왔지만 이를 사용하기 전에 스티커의 보호 필름을 떼어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는 GHB를 감지하는 데 약 1분이 걸리고, 정확성도 70~80%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었기에 이번 GHB 감지 타투 스티커 개발에 관심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