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폭우에 무너진 토사가 일가족 탄 차량 덮쳐... 산청휴게소 인근 주유소 여직원이 구했다

폭우 속 가족 구조한 주유소 직원의 용기


경남 산청휴게소(통영 방면) 인근 주유소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이 토사 속에 갇힌 일가족을 구조하는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줘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경향신문은 전날(19일) 산청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속에서 생명을 구한 박진주(40) 씨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밤새 계속된 폭우로 인해 토사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자 자신의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긴 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빗물과 흙탕물이 주유소 내부로 밀려들었고, 대피를 고민하던 순간 "살려주세요"라는 절박한 외침을 들었습니다. 확인해보니 토사에 휩쓸려 뒤집힌 차량 안에 일가족이 갇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전복 된 채 토사에 휩쓸린 차량 속 일가족...극적으로 구조


박씨는 즉시 망치를 들고 다른 직원과 함께 차량으로 달려갔습니다. 차량 내부는 이미 물이 반쯤 차 있었고, 차문은 바위에 막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도로는 침수로 통제되어 구조대나 구급차의 신속한 도착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주유소를 지나던 손님이 도움을 주었고 모두가 힘을 합쳐 할머니와 엄마, 초등학생 2명으로 구성된 가족을 성공적으로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박씨는 한참 후에야 자신의 손바닥이 상처로 가득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박씨는 매체를 통해 "살면서 이렇게 강한 폭우는 처음입니다. 무사히 구조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라며 "무섭고,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제 가족이라 생각하고 살렸어요. 저도 아이가 있으니까요"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지난 17일 광주시 동구에서도 위험에 빠진 이웃을 구한 시민이 있어 감동을 안긴 바 있습니다.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최승일 씨는 인근 하천 둑이 무너져 마을이 순식간에 흙탕물로 뒤덮이자 이를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쌓았고, 이 과정에서 맨홀에 빠진 할아버지를 구조하기도 했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이웃을 돕는 시민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는 걸 느낍니다. "나라에서 상을 줘야 한다", "자기도 위험한 순간인데 대단하다" 등 누리꾼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중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 발생...사망 18명·실종 9명


한편 21일 행정안전부의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계속된 집중 폭우로 인해 사망자 18명, 실종자 9명에 달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는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산청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가평 2명, 충남 서산 2명, 경기 오산·포천, 충남 당진, 광주 북구에서 각각 1명씩 발생했습니다. 실종자는 가평과 산청에서 각각 4명씩, 광주 북구에서 1명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대피한 주민은 15개 시도에서 9887세대, 1만416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산청지역은 지난봄 대형 산불 피해에서 완전히 회복되기도 전에 이번 극심한 호우 피해를 겪게 됐습니다.



정부는 호우특보와 예비특보가 모두 해제됨에 따라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하고 중대본 비상 3단계를 해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신속히 선포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긴급 지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