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청라 스타필드', 정용진은 왜 직접 나섰나... "유통을 넘어 도시를 디자인하는 방식"

"정용진의 청라 실험"... 스타필드, 서쪽으로 향하다


인천 청라국제도시가 뜨겁습니다. 그 중심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있습니다. 


'스타필드 청라'. 이름만 들어도 장면이 그려집니다. 유리 외벽 아래 모여든 가족들, 대형 키즈파크와 식음료 콘텐츠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 정 회장이 "세상에 없던 공간을 만들겠다"며 밀어붙이는 신세계표 초대형 쇼핑 리조트가, 수도권 서쪽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합니다.


쇼핑에서 '체험'으로... 정용진의 유통 리더십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신세계는 유통을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바꿔온 기업입니다. 그 핵심에는 정 회장의 통찰이 있습니다. 2016년 스타필드 하남, 2017년 고양, 2020년 명지까지. 스타필드 프로젝트는 지역마다 신세계만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뿌리내렸습니다. '소비 중심의 도시재생'이라는 신세계식 해법이 현실이 된 셈입니다.


청라는 그 다음 스테이지입니다. 스타필드 청라는 연면적 약 30만㎡, 기존 스타필드보다 더 대규모입니다. 


정 회장은 청라를 인천 서부권은 물론 김포·부천을 아우르는 서북권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업시설 유치가 아닌, 지역 소비문화의 '기준'을 바꾸겠다는 포석입니다.


청라에 들어선 '신세계'... 경제 파급효과도 주목


청라는 최근 몇 년간 인프라는 풍부해졌지만 콘텐츠는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스타필드 청라'는 이 틈을 정면으로 파고듭니다. 단순히 쇼핑을 넘어서 레저, 외식, 문화까지 복합된 공간을 통해 지역민의 생활 자체를 바꾸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감도 / 사진제공=신세계프라퍼티


특히 스타필드는 기존 지역 상권과의 공생을 위해 지역 농·특산물 판매존, 청년 푸드트럭 마켓 등 상생형 콘텐츠도 병행해왔습니다. 청라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도입된다면 오히려 지역 경제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교통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스타필드가 어디에 들어서든 수백만 명의 유입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인프라보다 콘텐츠가 먼저라는 정 회장의 판단은 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K-컬처의 부흥, '선두'에 서게 될지도


스타필드 청라는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닙니다. 최근 신세계는 대형 문화 콘텐츠를 쇼핑몰 내부에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청라 역시 예외가 아닐 전망입니다. K-팝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수 있는 대형 스튜디오, 인디 뮤지션 무대, 웹툰·게임 IP 체험관 등 'K-콘텐츠' 중심의 복합문화 플랫폼이 구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글로벌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조감도 / 사진제공=신세계프라퍼티


특히 인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은, 외국인이 처음 만나는 'K-라이프스타일'의 쇼윈도로서 스타필드 청라를 부각시킵니다. 외식, 뷰티, 음악, 패션 등 한국적 문화소비의 접점을 한곳에 집약한 공간은, 해외 명품보다도 더 강한 문화적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 회장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완성판이 청라에서 모습을 드러낸다면, 스타필드 청라는 단지 대형 쇼핑몰이 아닌, K-컬처를 담아내는 첫 번째 민간 거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소 비판받았던 정용진, 경영능력 입증의 기회로


정용진 회장은 그동안 기업인으로서보다 개인으로서 더 많은 조명을 받아왔습니다. SNS를 통한 발언이나 소비자 반응 중심의 마케팅 전략은 일각에서 "감성에만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스타필드 청라는 그런 우려를 반박하는 강력한 성과가 될 수 있습니다.


기획 단계부터 지역 분석, 브랜드 시너지, 소비 흐름에 대한 선제적 판단까지. 단순한 감각이 아닌, 데이터 기반 경영자의 면모를 청라에서 입증하고 있는 셈입니다. 오랜 시간 총괄 부회장이란 타이틀로 있었던 정 회장이, 이제 실질적 그룹의 후계자이자 리더로 각인되는 계기가 바로 이 프로젝트가 될 수 있습니다.


정 회장의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도 신뢰받는 경영자로서의 존재감이 확고해질 것이며, 외부적으로는 스타필드를 통해 '정용진 브랜드' 자체가 프리미엄 이미지로 고착될 수 있습니다. 비판받던 목소리마저 반전시키는 전략가의 이미지, 그것이 청라에서 탄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의 미래 축, '스타필드'


정용진 회장은 늘 미래를 이야기할 때 '놀이'와 '라이프스타일'을 떠올리게 하죠. 쇼핑, 외식, 휴식이 융합된 복합 리조트형 공간은 단순한 사업이 아닌, 삶을 설계하는 플랫폼입니다. 그는 스타필드를 '사는 공간', '머무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청라는 이제 신세계그룹에게 하나의 실험장이 아니라, 성장 동력의 전초기지입니다. 유통산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와중에도, 스타필드는 오프라인 공간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힙니다.


스타필드 청라의 성공은 단순한 하나의 쇼핑몰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른다면, 신세계프라퍼티와 이마트,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푸드 등 그룹 계열사 전반의 시너지가 본격화됩니다. 콘텐츠, 유통, 물류, 외식 등 각 부문의 융합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룹 전체의 밸류 체인이 소비자 생활의 모든 순간을 아우르는 구조로 확장되면서, 신세계는 단순한 유통그룹을 넘어 'K-라이프스타일' 산업의 대표주자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 '청라'라는 이름이 새겨진다면, 정용진 회장의 야심은 또 한 번 현실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