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군부대가 30인분 주문? 수상한데?"... 삼계탕집 '노쇼 피해' 막은 단골의 정체

공무원의 기지로 막아낸 노쇼 사기


충남 태안군의 한 공무원이 군부대 간부를 사칭한 노쇼 사기 시도를 막아내어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지난 15일 태안군에 따르면 행정지원과 소속 이진선(32) 주무관은 5월 22일 저녁, 동료들과 함께 태안읍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특별한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당시 식당 업주는 단골손님이었던 이 주무관에게 "모처럼 군부대에서 삼계탕 30그릇 예약이 들어왔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최근 노쇼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이 주무관은 이 상황을 수상하게 여겨 업주에게 받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식당 업주가 보여준 것은 군부대 간부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보낸 '거래 확약서' 사진이었습니다.


공문서에 익숙한 이 주무관은 즉시 의심을 품고 국방부에 직접 연락을 취해 공문서에 적힌 간부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짜임을 밝혀냈습니다.


공직자의 책임감이 빛난 순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진선 주무관은 "공문에 익숙한 공무원이기 때문에 이 공문서가 이상하다는 점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며 "보다 명확한 확인을 위해 국방부와 통화하고 군인 지인에게도 전화한 후 공문서상 군인이 해당 부대에 근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사장님께 바로 알려드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뉴스에서나 보던 노쇼 사기를 현실에서 막게 돼 다행스러우면서도 가슴이 철렁했다"며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무원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이러한 공직자 사칭 사기는 일반적으로 식당 등에 단체 예약을 한 후, "예산이 아직 편성되지 않아 그러니 물품을 대신 구매해주면 예약일에 가서 갚겠다"며 피해자로 하여금 일당의 계좌로 거액을 송금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진선 주무관의 기지와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소상공인의 재산 피해를 예방한 공로를 인정받아, 태안경찰서는 지난 11일 그에게 감사장을 전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