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여름 불청객' 모기, 왜 안보이나 했더니... 역대급 폭염에 '씨' 말랐다

폭염에 모기도 사라졌다... 개체 수 급감


여름철 대표적인 불청객으로 꼽히는 모기가 올해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7주 차(6월 29일~7월 5일) 모기 지수는 319로 측정되었는데요. 이는 평년(2022~2024년 평균) 같은 기간 모기 지수 869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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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지수란 질병청이 전국 12개 시·도 14곳(강원도에 3곳)의 축사에 설치한 채집기에 잡힌 모기 개체 수를 평균 낸 값으로, 하룻밤 동안 한 대의 채집기에 평균적으로 몇 마리의 모기가 포획되었는지를 나타냅니다. 


이 수치의 급감은 올여름 특이한 기후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모기의 개체 수도 함께 감소했다는 사실입니다.


평년에는 30이었던 일본뇌염 매개 모기의 모기 지수가 올해는 3으로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모기 감소의 주범은 극심한 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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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전문가들은 모기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이례적인 기상 조건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모기는 생태적 특성상 고인 물이나 물웅덩이에 알을 낳는데, 올해는 장마 기간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폭염이 찾아와 모기의 산란 장소가 대부분 말라버렸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최근의 극심한 더위는 모기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모기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최적 온도는 26~30도 사이인데,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모기조차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이처럼 폭염으로 인해 모기의 서식 환경이 파괴되고 수명이 단축되는 현상이 모기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9~10월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현상이 관찰되면서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 태풍이 발생하는데, 태풍으로 인해 생성된 물웅덩이와 따뜻한 기온이 결합하면 모기 개체 수가 급증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연중 내내 모기 지수가 평년보다 낮게 유지되었으나, 따뜻한 날씨가 지속된 9~10월에는 오히려 평년보다 모기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장은 "9~10월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다면 이때 모기는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기온이 약간 낮아지더라도 모기는 따뜻한 곳을 찾아가는 습성이 있어 실내에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모기를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