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웹툰 '윈드브레이커' 작가, 트레이싱 의혹 인정... 네이버 웹툰서 '퇴출'됐다

11년 장수 웹툰의 추락, 트레이싱 논란과 작가들의 현실


네이버웹툰에서 2013년 12월부터 11년 넘게 연재되며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인기 웹툰 '윈드브레이커'가 트레이싱 의혹으로 서비스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이번 사태는 작가가 직접 트레이싱 사실을 인정하면서 확정되었는데요, 중국, 태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던 웹툰의 갑작스러운 하차는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네이버 웹툰 '윈드브레이커'


15일 IT 업계에 따르면, '윈드브레이커'의 조용석 작가는 지난 11일 웹툰 내 '작가의 말'을 통해 "작업물에 참고한 레퍼런스 자료 중 일부 장면이 타 작품의 이미지와 유사하거나 거의 동일하게 표현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는 명백한 저의 잘못"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 작가는 "긴 세월 동안 매주 마감에 쫓기는 삶을 이어오다 보니 그 조급한 마음이 창작자로서 지켜야 할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라며 작품 중단에 대한 아쉬움과 독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트레이싱 논란의 확산과 네이버웹툰의 대응


트레이싱은 웹툰 업계에서 다른 그림을 밑에 놓고 베끼는 행위를 의미하는 일종의 표절을 의미합니다.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Dr.poro의 일러스트(왼쪽)와 트레이싱 의혹이 일은 웹툰 '윈드브레이커'의 한 장면(오른쪽) / 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논란은 지난달 30일 '윈드브레이커'의 유료 회차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작가가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해명 없이 수정하자 독자들이 과거 트레이싱 의혹 부분을 계속 발굴하면서 사태가 확대되었습니다.


결국 네이버웹툰 편집부가 조사에 착수했고, 조 작가는 트레이싱 의혹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2023년에도 '여자를 사귀고 싶다', '고백 취소도 되나' 등의 웹툰이 연이어 표절 논란에 휩싸이자 탐지 기술 개발과 모니터링 강화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당시 네이버웹툰은 작가들에게 트레이싱 등 저작권 이슈가 발생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통보했었는데요, 이번 사태에서도 이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웹툰 작가들의 살인적인 작업 환경 주목받아


일본 만화 '도쿄 구울'의 한 장면(왼쪽)과 트레이싱 의혹이 불거진 웹툰 '윈드브레이커'의 한 장면(오른쪽) / 온라인 커뮤니티


12년 가까이 연재를 계속해온 인기 웹툰 작가조차 마감에 쫓겨 트레이싱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웹툰 작가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들은 일주일에 평균 6.3일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웹툰 창작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연재 마감 부담으로 인한 작업·휴식 시간 부족'(57.8%)과 '과도한 작업으로 인한 정신·육체 건강 악화'(56.4%)가 상위를 차지했습니다.


작가들이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는 '플랫폼, 에이전시 등의 직접적인 압박'(25.9%)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계약서에 무료, 유료 휴재 권리가 없어서'(17.7%), '다른 작품과의 순위 경쟁'(16.7%)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네이버웹툰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지를 통해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작품 유사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저작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