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포토카드 중고거래 사기 피해 급증, 10대 청소년 노린 범죄 주의보
중학생 A양(15)은 올해 초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인기 아이돌그룹의 포토카드를 구매하려다 9만5000원을 사기당했습니다.
A양은 판매자에게 돈을 입금했지만, 상대방은 곧바로 연락이 두절되었고, 결국 송금한 계좌 명의자를 경찰에 고소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조사 결과, 해당 계좌의 명의자는 A양과 비슷한 또래의 청소년 B양으로 밝혀졌습니다. B양은 A양에게 고소를 취하해 달라며 "김모씨로부터 '계좌를 빌려주면 5000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계좌번호를 넘겼다"고 설명했습니다.
B양은 받은 돈 9만5000원을 바로 김씨에게 송금했다고 털어놨는데요. 특히 B양은 장애가 있는 청소년이었으며, 김씨로부터 명의를 빌려달라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대포통장으로 악용된 미성년자 계좌, 20대 남성 2명 검찰 송치
서울 강동경찰서는 김씨 등 20대 남성 2명을 사기 혐의로 최근 서울동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비슷한 수법의 사기 행각만 9건을 저질렀으며, B양의 사례처럼 미성년자의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총 180만원가량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었는데요. 경찰 관계자는 "포토카드 중고거래 플랫폼과 오픈채팅방 등에서 동일 수법의 사기가 반복됐고, 피해자 상당수가 10대 청소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그룹 포토카드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포토카드 중고거래 플랫폼 '포카마켓'의 지난해 매출은 7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억원이나 증가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이루어진 포토카드 등 아이돌 굿즈 거래액도 720억원에 달했습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자 신고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2022년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팬덤 마케팅 관련 소비자 신고는 2019년 123건에서 2022년 299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이 중 '포토카드·포스터' 관련 피해가 208건(2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