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신간] 때로는 멀리 떨어져 산다

인생의 본질을 담은 소노 아야코의 잠언집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며 문단에 데뷔한 일본 소설가 소노 아야코의 '때로는 멀리 떨어져 산다'가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인생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언어의 진수를 선별하여 수록한 잠언집으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선을 제공한다.


사진 제공 = 책읽는고양이


소노 아야코는 이 책에서 삶의 걸림돌을 대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보여준다.


그녀의 시선은 치열하게 맞서기보다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담담함이 특징이다. 이러한 거리두기를 통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이 선명해지고 불필요한 갈등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책 제목처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때로는 멀리 떨어져 살 필요가 있다"는 역설적 지혜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상처를 보듬는 긍정적 시선의 힘


관계, 삶, 인간, 신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 책은 소노 아야코 특유의 긍정적 시선을 통해 인생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를 전달한다.


그녀의 글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게 하고, 세상의 위선을 예리하게 꼬집으면서도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는 힘이 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의 연결고리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불편한 인간관계, 개인적 고통, 가난, 노화, 죽음 등에서 긍정적 의미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소노 아야코는 이러한 선입견에 도전한다. 그녀의 관점에서 보면,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소통이 어려웠던 사람의 장점이 보이고, 시련을 통해 강해진 자신을 발견하며, 고통을 통해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


심지어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는 통찰까지 제시한다.


절망을 이겨낸 작가의 삶과 철학


젊은 시절에는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의 가치를 깨닫기 어렵다. 그러나 상류층 출신이면서도 암울한 가정환경, 폐쇄공포증, 실명 위기 등 감당하기 힘든 절망을 경험한 소노 아야코는 어떤 상황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긍정적 시선을 인생의 버팀목으로 삼았다.


성인이 되어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녀는 글을 쓸 때마다 '용서'와 '수용'의 자세로 임했다. 이러한 철학은 지난 1954년 아쿠타가와상 후보로 등단한 이후 그녀의 작품 세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소노 아야코는 삶에 대한 따뜻한 시각과 생명 존중에 기반한 휴머니즘이 담긴 진솔한 작품들을 통해 인간 보편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많은 독자들과 소통해왔다.


'때로는 멀리 떨어져 산다'는 단순한 잠언집을 넘어, 인생의 고정관념을 깨고 숨겨진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지혜의 보고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