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아나운서, 두 번째 에세이로 엄마와 개인 사이의 고독을 담다
SBS 퇴사 후 결혼과 출산, 로스쿨 준비까지의 여정을 담은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로 주목받았던 김수민 아나운서가 2년 만에 신작 에세이 '이 고독은 축복이 될 수 있을까'를 출간했다.
이번 책은 대한민국 출생률 최저 시대에 20대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작가가 경험한 고독의 시간과 자아 찾기 여정을 성숙한 언어로 풀어냈다.
한때 방송국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에게 출산과 육아는 "토네이도처럼 '나' 말고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서 주위를 쓸어가버린" 경험이었다.
첫 책에서 퇴사와 진로 고민, 결혼까지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마주한 새로운 종류의 깊은 고독과 함께 "내 삶은 아름다울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이 되고 싶나?"라는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자아와 가족 사이에서 균형 찾기
김수민은 이 책에서 개인과 주체성, 자립이라는 가치가 결혼, 임신, 출산이라는 현실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가족이 주는 안정감과 행복을 인정하면서도, '불행하지 않은 기분'을 행복이라고 여기며 살아도 되는지, 주저앉은 듯한 기분이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특히 책의 3부 '여전히 무모하게, 자유로워지고 싶어서'에서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4년간 여러 차례 로스쿨 시험에 도전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전한다.
작가는 삶이 자신의 의지대로만 굴러가지 않는 순간에도 조바심을 내려놓고 숨을 고르며 힘을 모았다. 그 힘으로 포기할 수 없었던 '욕심', 학업의 꿈을 이어나갔다.
둘째 임신 5개월 차에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홀린 듯이" 베란다에 나가 버리지 못했던 리트 문제집을 다시 펼쳤고, "티끌을 모으는 사람처럼" 아이가 잠든 새벽 시간과 만삭의 무거운 몸으로도 공부를 이어갔다.
그 결과 UCLA 로스쿨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는 성취를 이루어냈다.
엄마이면서도 '나'로 살아가기
김수민은 이 책을 통해 엄마가 되지 말자는 메시지가 아닌, 엄마'만' 되지는 말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엄마로서의 정체성과 인간 김수민으로서의 정체성, 두 가지를 모두 품고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삶의 속도와 의미를 되찾아가는 그의 여정은 임신, 출산, 육아와 같은 인생의 큰 변화를 경험하거나 앞둔 여성들에게 특별한 공감과 위로를 전할 것이다.
추천사를 쓴 방송인 사유리와 시인 안미옥이 언급했듯, 이 책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무수한 나를 만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쟁취하는 김수민의 용기가 또래 여성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