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몽고메리의 신간 '거북의 시간'이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와 '유인원과의 산책'에 이어 돌고래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이 책은 약 2억 5천만 년의 생명 역사를 지닌 거북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60대에 접어든 저자는 놀라운 회복력을 자랑하는 거북에 매료되어 매사추세츠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거북구조연맹' 본부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며 특별한 경험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거북의 탄생과 죽음, 고통과 회복의 여정을 함께하며 생생한 이야기를 기록했다.
'거북의 시간'은 단순한 동물 관찰기가 아니라 아프고 다친 거북을 구하고 돌보는 감동적인 드라마와 거북의 생명력에 대한 경이로운 증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2년 이상 거북과 함께 생활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자료를 분석해 거북 종의 생물학적 특성과 생태적 현실을 각 개체의 고유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 책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집필되었다는 점이다.
일상의 루틴이 무너지고 관계가 단절된 인간의 삶과 느리지만 끈기 있게 고통을 치유해 나가는 거북의 삶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거북을 돌보며 일상을 회복하고 희망을 되찾은 저자의 경험은 불안과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책에는 '로저 토리 피터슨 와일드 아메리칸 아트 상'을 수상한 미국의 야생동물 전문 화가 맷 패터슨의 삽화가 각 장마다 수록되어 거북의 아름다움과 야생의 생동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컬러 도판을 통해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거북과 인물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어 현장감을 더했다.
'거북의 시간'은 거북의 삶을 통해 인간 문명을 거울처럼 비춘다. 해수 온도 상승과 해양 쓰레기로 목숨을 잃는 바다거북들, 암시장에서 식용·장식용·의료용으로 판매되는 아시아의 토종거북들, 서식지를 잃고 매년 전체의 20퍼센트가 차에 깔려 죽는 미국 동북부 지역의 거북들까지, 이 책은 인간 문명이 거북과 자연에 끼친 폭력에 대해 날카롭게 성찰한다.
동시에 거대한 자연의 질서 속에서 인간의 자리와 역할을 겸허히 받아들이게 하고, 생태계 보존에 대한 책임감을 일깨운다.
이 책에 담긴 두 가지 시간성 속에서 앞으로 어떤 삶과 세상을 만들어갈지는 이제 독자들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