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생활 반경이 점점 줄어든 느낌입니다"
SNS에서는 물가로 인한 한탄이 자주 보인다. 내용을 보면 요즘 들어 집순이가 되고 있다는 글들이 많다.
물가가 너무 높기 때문에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집 안에서만 활동한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물가가 오르고) 생활반경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이젠 택시 기본료도, 직행버스도 너무 비싸서 안 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배달 음식도 배달비 부담돼서 안 사 먹고, 외식도 웬만해선 자제하고 싶다. 예전엔 이 정도 체감은 아니었는데 생각해 볼수록 생활의 테두리가 점점 좁아지는 기분이 들어서 영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이에 크게 공감했다.
이들은 "물가 오르고 운전을 안 하게 된다", "이젠 주말에 나갈 일이 없다", "애매한 모임 나가기 부담스러워서 인간관계 강제로 정리되는 중"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한 누리꾼은 "돈 있는 사람은 밖으로 나가고, 돈 없는 사람은 집에 있고.. 너무 씁쓸한 현실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제 글을 남긴 이들 모두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누리꾼이었다.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롯데멤버스에서 20대~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여행을 떠나기보다 고향을 찾거나 집에서 쉬겠다는 소비자들이 더 많았다.
고향이나 부모님 댁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힌 응답은 46%에 달했으며,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도 30%로 적지 않았다.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은 22.4%로 가장 적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tvN '명강의 밑줄긋기'에서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 교수는 가상공간을 열심히 사용하는 사람은 돈 없는 사람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제한적인 오프라인 공간을 상층부 사람들이 많이 쓴다면 단가가 높아지고, 경제적으로 밑에 있는 사람들은 가상공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이를 타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경제력과 상관없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경제적 배경과 상관없이 공짜로 머무르고 쓸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며 그 예로 공원, 도서관, 벤치 등 공공시설을 들었다.
이어 "만 평짜리 공원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천 평짜리 공원 10개를 만들어 접근성을 좋게 해 사용 빈도를 높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