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선생님 몸 안좋은 듯, '부검'해봐야"...강남 학부모들의 단톡방에 올린 충격적인 대화 내용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하이클래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단톡방에서 교사를 조롱하는 듯한 대화가 오가 교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교육언론 창'은 서울 위치한 A 초등학교 학부모들 300여 명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 올라온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단톡방은 'A사모'라는 이름으로 지난 2021년 9월 3일 개설돼 366명이 가입돼 있다. 


A 초등학교 일부 학부모들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모듈러(임시 조립식) 교실' 반대 활동을 벌일 때 만들어진 단톡방이다. 


기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A사모 단톡방 대화 내용 / 사진=인사이트


지난 2021년 9월 7일 오간 단톡방 대화 내용을 보면 한 회원이 "교장 멱살 한 번 제대로 잡혀야 정실 차릴 듯"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듯한 글을 적었다. 


이에 당시 교장이 충격을 받은 듯하자 또 다른 회원은 같은 날 "교장선생님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나 봐요. 부검해 봐야 할 듯한데..."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에 다른 회원들 또한 '부검합시다', '부검ㅋㅋㅋㅋ'라며 메시지를 남겼다. 


부검이란 통상적으로 사람의 죽은 원인을 알려고 시신을 해부해서 검사하는 일을 뜻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편의 권력을 내세워 학교를 협박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17일 한 회원은 "시간 얼마 안 남았다. 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해라"라며 "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다. 괜히 사회에서 난다 긴다 소리 듣는 거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학부모들 또한 "진짜 이런 분들(점잖은 아빠들)이 나서면 무서운 것 아셔야 할 텐데", "왜 학부모나 친인척 중에 고위공무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조용히 정년까지 갈 마지막 기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14일에는 교장을 향해 "미X 여자"라는 인신공격성 글이, 그해 11월 1일에는 교장 실명을 거론하며 "동대문에서 장사하시다 오셨나요?"라는 조롱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2TV '파랑새의 집'


매체에 따르면 결국 이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은 모듈러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해당 학교의 5학년 학급당 학생 수는 34.2명으로 서울 강남지역 평균인 25.7명보다 8.5명 많다. 


이 단톡방에는 교원을 지적하거나 비난하는 글이 최근까지도 다수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교사들도 이같은 단톡방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당사자들 주장이다"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단톡방이 개설된 뒤인 2021년 말 교원전출서류를 작성할 때 이 학교 정규직 교원 70여 명 가운데 33%인 23명가량이 비정기 전보전출을 신청했다"고 했다. 


매체의 인터뷰에 응한 한 교사는 "우리는 교원 실명까지 거론되는 단톡방에서 언제든지 조리돌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 교육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다른 교사 또한 "이것이야말로 마녀사냥이고, 교사사냥이다. 그게 이니고 무엇이냐"며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