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단톡방에서 교사를 조롱하는 듯한 대화가 오가 교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교육언론 창'은 서울 위치한 A 초등학교 학부모들 300여 명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 올라온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단톡방은 'A사모'라는 이름으로 지난 2021년 9월 3일 개설돼 366명이 가입돼 있다.
A 초등학교 일부 학부모들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모듈러(임시 조립식) 교실' 반대 활동을 벌일 때 만들어진 단톡방이다.
지난 2021년 9월 7일 오간 단톡방 대화 내용을 보면 한 회원이 "교장 멱살 한 번 제대로 잡혀야 정실 차릴 듯"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듯한 글을 적었다.
이에 당시 교장이 충격을 받은 듯하자 또 다른 회원은 같은 날 "교장선생님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나 봐요. 부검해 봐야 할 듯한데..."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에 다른 회원들 또한 '부검합시다', '부검ㅋㅋㅋㅋ'라며 메시지를 남겼다.
부검이란 통상적으로 사람의 죽은 원인을 알려고 시신을 해부해서 검사하는 일을 뜻한다.
남편의 권력을 내세워 학교를 협박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17일 한 회원은 "시간 얼마 안 남았다. 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해라"라며 "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다. 괜히 사회에서 난다 긴다 소리 듣는 거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학부모들 또한 "진짜 이런 분들(점잖은 아빠들)이 나서면 무서운 것 아셔야 할 텐데", "왜 학부모나 친인척 중에 고위공무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조용히 정년까지 갈 마지막 기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14일에는 교장을 향해 "미X 여자"라는 인신공격성 글이, 그해 11월 1일에는 교장 실명을 거론하며 "동대문에서 장사하시다 오셨나요?"라는 조롱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결국 이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은 모듈러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해당 학교의 5학년 학급당 학생 수는 34.2명으로 서울 강남지역 평균인 25.7명보다 8.5명 많다.
이 단톡방에는 교원을 지적하거나 비난하는 글이 최근까지도 다수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교사들도 이같은 단톡방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당사자들 주장이다"고 했다.
이어 "단톡방이 개설된 뒤인 2021년 말 교원전출서류를 작성할 때 이 학교 정규직 교원 70여 명 가운데 33%인 23명가량이 비정기 전보전출을 신청했다"고 했다.
매체의 인터뷰에 응한 한 교사는 "우리는 교원 실명까지 거론되는 단톡방에서 언제든지 조리돌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 교육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다른 교사 또한 "이것이야말로 마녀사냥이고, 교사사냥이다. 그게 이니고 무엇이냐"며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