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폭염에 버스를 기다리느라 지친 이들을 위해 시원한 공간과 물을 제공하고 있는 서울의 한 동물병원 원장님의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버스정류장 뒤에 위치한 한 동물병원 문에는 '폭염! 너무 더워요! 들어와서 잠시 쉬다 가세요!"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무더위 속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어르신들과 시민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쉼터를 제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동물병원 원장 A씨는 어르신들이 방문하면 꼭 물을 제공하고 있다. 물 한 모금에 쓰러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폭염이 심해졌던 게 2015년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종이를 안 붙였는데 그 무렵 할머님께서 몇 번 동물 병원에 들어오셨다"면서 "그때 밖에 생수를 놓아둘까 생각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나가다 우연히 경로당에 들어와서 쉬다 가라고 쓰여있는 걸 봤다. 그걸 보고 '아 저거 너무 좋다. 근데 왜 우린 안 하고 있지' 생각했다"며 "그때부터 들어오셔서 앉아서 쉬다 가시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코로나19가 심했던 때를 제외하고 약 5년 넘게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동물병원의 호의에 시원한 공간과 물을 제공 받은 이들은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자리를 떠난다.
이에 A씨는 "제가 무얼 한 게 없는데 너무 민망하다. 그래서 주로 안에 들어가 있는다"면서 "제가 나오면 부담스러워하실 수 있으니까 도망간다"고 웃음을 보였다.
끝으로 A씨는 "사람들이 다 잘해주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표현이 어려운 거다"라며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서 못 하는 거지 얘기해 보면 다들 마음은 많다"고 말했다.
병원 SNS를 보면 A씨와 동물병원 수의테크니션 선생님은 소나기가 퍼부으면 버스 정류장 의자를 닦아내기도 하고 눈이 올 때면 기다리는 이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눈을 쓸어 담기도 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친절을 찾기 힘든 요즘 따뜻한 사연에 많은 누리꾼들은 칭찬을 보냈다.
누리꾼들은 "호의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흉흉한 세상에 따뜻한 소식 들으니 눈물이 나려고 한다", "뭉클하다", "훌륭하신 분이다", "동물을 돌보실 자격이 충분하다", "인류애 뿜뿜", "너무 고맙고 귀한 마음씨에 울컥한다", "훈훈하다 복 받으실 거다"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