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서현역 '흉기난동' 범인 다가오는데도 부상자 끝까지 '지혈'한 17살 윤도일 군

3일 오후 성남 분당 서현역 인근서 발생한 흉기 난동 현장에서 피를 흘리는 피해자를 지혈한 윤도일(18) 군 / SBS 뉴스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범인이 다가오는 상황에도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피해자를 도운 고교생이 화제다.


지난 3일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피해자를 발견한 18살 윤도일 군은 '일단 부상자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달려가 약 30분간 응급처치했다.


당시 친한 형과 함께 친구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는 윤도일 군은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면서 뛰어가고,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까지 도망치는 상황이 보였다"며 "단순 싸움이 아닌 것 같아 '말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사건 현장에 갔다"고 조선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당시 상황 / 뉴스1


하지만 당시 윤 군이 목격한 것은 10대로 보이는 소녀가 피를 흘리면서 쓰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윤 군은 곧바로 피해자에게 달려가 지혈을 시도했고, 이내 그의 용감한 행동을 본 다른 남성들도 합류해 윤 군을 도왔다. 


윤 군은 "처음엔 주변에 (피해자 외에) 아무도 없었다"며 "지혈하는데 상처에서 피가 너무 많이 나오길래 좀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당시 상황 / 뉴스1


윤 군이 지혈하는 사이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과 구급 대원이 피해자의 상태를 보기 위해 '손을 떼달라'고 요청했고 윤 군은 그제야 자리에서 물러났다.


윤 군은 '무섭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다들 멈칫하는 상황이었긴 했지만 또래로 보이는 피해자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 분당 경찰서에는 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서 어떤 남자가 사람들을 찌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당시 상황 / 뉴스1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6시 5분쯤 20대 A씨를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경차를 몰고 서현역 역사 앞 인도로 돌진해 지나가던 행인들을 들이받은 후 차에서 내려 쇼핑몰 1, 2층을 돌아다니며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A씨는 쇼핑몰에 들어간 뒤 한 여성의 뒤를 쫓다가 도망가던 여성이 방향을 틀자 다른 남성의 등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A씨의 연속 범행으로 이날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 찔려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