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오송 지하차도 침수 실종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돼 희생자가 14명으로 늘어났다.
안타까운 참변에 전국민이 슬픔에 잠긴 가운데, 참사 현장에서 3명의 목숨을 구한 의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SBS '8뉴스'는 생사기로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3명의 목숨을 구한 화물차 기사를 인터뷰했다.
위기 속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해낸 의인은 화물차 기사 44살 유병주 씨다.
사고 당일 유 씨는 평소처럼 화물차를 끌고 궁평2지하차도를 통해 출근하던 중 거센 물살을 헤쳐 지하차도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바로 앞서 달리던 버스의 시동이 꺼진 걸 발견했다.
유 씨는 "같이 탈출해 보려고 뒤에서 박았는데, 안 밀리더라"며 "제 차도 시동이 꺼져버린 거죠. 그 상태에서"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물이 차오르자 창문을 깨고 화물차 지붕 위로 올라간 유 씨는 버스 안에서 휩쓸려 나온 20대 여성이 화물차 사이드미러를 간신히 붙잡고 버티는 걸 발견했다.
여성의 손을 잡아 화물차 위로 끌어올린 유 씨는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을 듣고 다시 주변을 살폈고, 차 뒷편에 둥둥 떠 있는 한 남성을 발견하고 먼저 난간을 붙들게 한 뒤 또 다른 남성까지 구했다.
작은 체구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유 씨는 "남자분 두 분은 떠서 계속 살려달라고 얘기했다"며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으니까 얼굴만 딱 나와 있더라. 물 밖으로"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지하차도에서 구조된 9명 중에는 유 씨와 그가 구한 3명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난간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버텨 목숨을 구했다.
극적으로 유 씨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진 20대 여성의 부모는 손을 꼭 잡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당시 20대 여성은 자신은 힘이 없으니 이 손 놓으라고 했지만 유 씨가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높은 데까지 올려준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비극 속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소중한 생명을 구한 유 씨에게 많은 이들은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